사회 전국

김봉현 제주도의원 "480억 해양치유센터 좌초 위기… 관광상품 전략부터 세워야"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 평가서 '사업 폐지' 의견
국비 240억원 확보도 불투명
민간 치유상품과 차별성 지적
숙박·항공 연계 체류상품 주문
관광국 중심 총괄체계 구축 촉구
2028년 말 준공·2029년 개관 목표

김봉현 제주도의원이 14일 관광교류국 주요업무보고에서 정부 평가에서 폐지 의견을 받은 제주해양치유센터의 관광상품과 운영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 의원은 480억원 규모의 시설을 숙박과 항공, 지역 관광자원에 연계한 체류형 치유관광 상품으로 설계하고 관광교류국 중심의 총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김봉현 제주도의원이 14일 관광교류국 주요업무보고에서 정부 평가에서 폐지 의견을 받은 제주해양치유센터의 관광상품과 운영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 의원은 480억원 규모의 시설을 숙박과 항공, 지역 관광자원에 연계한 체류형 치유관광 상품으로 설계하고 관광교류국 중심의 총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국비와 지방비 480억원을 투입하는 제주해양치유센터가 정부 평가에서 폐지 의견을 받으면서 시설 건립뿐 아니라 관광상품과 운영전략까지 전면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김봉현 도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아라동갑)은 제452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관광교류국 주요업무보고에서 제주해양치유센터의 정부 평가 결과와 관광상품 개발 계획을 점검했다.

제주해양치유센터는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시흥공원 일대에 국비 240억원과 도비 24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관광체험형 치유시설이다. 지상 4층, 연면적 6100㎡ 규모로 수중보행·운동 해수풀과 피부질환 전문치유실, 요가·명상 공간, 해양자원 테라피실 등을 갖출 계획이다. 2028년 말 준공한 뒤 2029년 개관하는 일정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의 통합재정사업 성과평가에서 제주해양치유센터 사업에 '사업 폐지' 의견이 제시됐다. 예산 집행이 늦고 민간에서 운영하는 치유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주요 사유로 지목됐다. 폐지 대상 사업은 원칙적으로 정부 예산 전액 삭감 대상이어서 국비 240억원을 계획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김 의원은 정부가 지적한 '차별성 부족'을 시설 구성의 문제가 아니라 관광상품 기획 부재로 해석했다. 해수풀과 명상실 같은 시설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방문해 며칠간 머물며 무엇을 경험할지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시설을 짓는 일과 관광상품을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센터 건립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제주를 대표하는 체류형 치유관광 상품을 완성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치유는 바닷물과 해조류, 해양경관 등 해양자원을 활용해 신체와 정신의 건강 회복을 돕는 활동이다. 제주도는 용암해수와 화산송이, 검은모래, 해조류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해 다른 지역 센터나 민간 웰니스 시설과 구별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프로그램이 센터 안에서 끝나면 관광객의 체류기간과 지역 소비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숙박과 음식, 항공, 마을체험, 지역 관광지와 묶어 예약·판매할 수 있어야 관광상품으로 작동한다.

김 의원은 "관광교류국이 중심이 돼 제주관광공사와 해양수산 부서, 민간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총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시설 건립은 해양수산 부서가 맡고 관광상품은 관광교류국과 제주관광공사, 세부 프로그램 운영은 민간이 담당하는 구조다. 부서별 역할은 나뉘어 있지만 상품 기획과 운영, 홍보, 판매를 한 방향으로 조정할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3박 4일이나 5박 6일 일정으로 해양치유와 숙박, 지역 음식, 생태·문화 체험을 결합한 상품을 개관 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센터 이용객이 성산읍과 제주 동부권에 머물며 소비하도록 동선을 설계해야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광객 수보다 체류시간과 소비액을 늘리는 관광정책 전환도 강조했다. 제주를 한 번 더 방문하게 하는 홍보뿐 아니라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이 오래 머물 이유를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를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다.

지난 4월 9일 시행된 '치유관광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도 제주해양치유센터의 활용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 법은 자연과 음식, 명상, 해양 등 치유자원을 관광과 연결하고 전문인력 양성과 치유관광사업자 등록, 치유관광산업지구 지정 등을 지원할 근거를 담고 있다.

시·도지사가 신청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치유관광산업지구를 지정할 수 있다. 제주도가 산업지구 지정을 추진하려면 해양치유센터를 포함한 관광시설과 지역 자원, 사업자, 전문인력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는 계획이 필요하다.

김 의원은 "제주도가 운영하는 웰니스관광 관련 조례도 상위법 시행에 맞춰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국가 지원사업과 산업지구 지정에 대응할 수 있도록 치유관광의 정의와 지원 대상, 전문인력, 사업자 협력체계를 조례에 구체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건물은 예산으로 만들 수 있지만 관광상품은 행정의 기획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개관 전까지 관광전략과 운영체계를 완성하지 못하면 480억원을 투입한 센터가 시설 하나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해양치유센터의 당면 과제는 정부 평가에서 제기된 예산 집행과 차별성 문제를 보완해 국비를 지켜내는 일이다. 장기적으로는 제주 고유의 해양자원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이 실제 체류와 소비, 재방문으로 이어지도록 관광상품과 운영 수익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김봉현 #제주해양치유센터 #관광상품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