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질 감자·환아 그림을 상품으로… 제주 사회연대경제 5건, 2억9800만원 확보
행안부·금융권 연계 공모에 최종 선정
임팩트업 3건에 총 2억2800만원 지원
MG희망나눔 2건에 7000만원 추가 지원
잉여 농산물 활용 식품·관광상품 개발 추진
마을펀드 조성·골목상권 콘텐츠 사업도 포함
민관 협업 성과와 사업 지속성 확보가 관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판로를 찾지 못해 버려질 수 있는 농산물을 새로운 식품으로 만들고,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 가족에게 제주여행을 간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 정부·금융권 지원을 받는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사회연대경제조직과 행정이 협력해 기획한 사업 5건이 행정안전부와 신한금융그룹,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추진하는 공모에 선정됐다. 확보한 사업비는 총 2억9800만원이다.
행정안전부와 신한금융그룹의 '사회연대경제 임팩트업 프로젝트'에는 3건이 선정돼 2억2800만원을 지원받는다.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추진하는 'MG희망나눔 사회연대경제조직 육성지원사업'에는 2건이 뽑혀 7000만원을 확보했다.
사회연대경제는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이 수익을 내면서 돌봄과 환경, 지역소멸, 취약계층 일자리 같은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이번 사업은 행정이 재정을 지원하고 금융기관이 민간 자원을 보태며 지역기업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협업 구조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사회적기업 제주마미와 민들레마음이 공동 기획한 '식탁으로 떠나는 제주여행'이다. 두 기업은 제주에서 남아도는 농산물의 폐기 문제와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 가족의 여행 제약을 함께 풀기로 했다.
제주 농산물을 활용한 즉석 비빔밥 '제주어멍 영양밥'과 환아가 그린 그림을 담은 테이블보·피크닉백, 제주 먹거리 선물세트 등 신제품 4종을 개발한다.
환아의 그림을 상품 디자인에 활용하고 제주 먹거리를 함께 구성해 식탁에서 제주여행의 분위기를 경험하도록 설계했다. 판매 수익과 사회적 가치가 실제 환아 가족 지원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향후 사업 운영 과정에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제품 판로는 어린이병원 연계 캠페인과 서울 성수동 팝업스토어, 해외 인플루언서 홍보 등으로 넓힌다. 지역에서 만든 제품을 제주 안에서만 판매하지 않고 수도권과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해 사업의 자립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제주 밭작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간식 개발도 추진된다. 사회연대경제조직 섬이다와 생드르영농조합법인은 제주 감자 품종인 탐나·홍지슬·두백 등을 원료로 슬라이스 감자칩과 채소 성형칩, 곡물칩을 개발한다.
농산물은 크기와 모양이 유통 기준에 맞지 않거나 생산량이 수요보다 많으면 품질에 문제가 없어도 제값을 받기 어렵다. 가공식품으로 만들면 외형에 따른 상품성 제한을 줄이고 보관기간과 판매지역을 넓힐 수 있다. 시제품 개발 이후 반복 구매를 끌어낼 맛과 가격 경쟁력, 대형 유통망 진입 여부도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제주도가 신청한 제주고용센터 1층의 고효율 냉난방기 교체사업이 선정됐다. 노후하거나 에너지 효율이 낮은 설비를 교체해 전력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사업이다.
MG희망나눔 사업에는 지역공동체와 골목상권을 살리는 2개 사업이 포함됐다.
옥돔역협동조합은 5000만원을 받아 마을사랑 펀드와 문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주민과 지역기업이 자금을 모아 마을사업에 다시 투자하고, 방문객에게 지역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구상이다. 옥돔역협동조합은 2026년 MG희망나눔 지원사업 선정 명단에도 포함됐다.
구좌마을여행사협동조합은 2000만원을 지원받아 상인회 중심의 골목상권 콘텐츠를 개발한다. 개별 점포 할인보다 골목의 음식과 사람, 역사, 체험을 하나의 여행 코스로 묶어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4월 행정안전부의 사회연대경제 혁신모델 발굴·확산사업에서 전국 17개 사업 가운데 2건을 확보했다. '제주 농산물 가치의 재발견×미식 관광 혁신모델'과 '성산항 뱃길을 지역순환경제 허브로'가 선정됐다. 이번 임팩트업 프로젝트는 해당 모델의 사업화와 확산을 뒷받침하는 후속 공모다.
공모 선정으로 초기 사업비는 마련됐지만 지원 종료 이후에도 판매와 운영이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 상품 개발 수와 행사 개최 횟수보다 농산물 구매량, 참여 농가 소득, 취약계층 지원 실적, 골목상권 매출 변화 등 측정 가능한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행정과 사회연대경제기업이 함께 기획한 사업이 공모에서 성과를 냈다"며 "기업 자생력과 성과 지속을 위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