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IB

태광 겨눈 트러스톤, 이번엔 경영진 아닌 '독립이사회' 정조준 [fn마켓워치]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태광산업(003240)

배당성향 40%·5대1 액면분할 요구
공개주주서한 발송, 30일내 회신 요구
불응 땐 임시주총·충실의무 법적 검토

트러스톤운용 제공.
트러스톤운용 제공.

[파이낸셜뉴스]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번에는 경영진이 아닌 '독립이사회의 책임론'을 전면에 꺼내 들었다.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둘러싼 논란을 단순한 주주환원 문제가 아니라 이사회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의 문제로 확대한 것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경영진과 독립이사회 앞으로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하고 30일 내 공개 회신을 요구했다. 회신 내용이 미흡할 경우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함께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서한의 초점은 '독립이사회'다. 앞서 트러스톤은 지난달 공시된 밸류업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독립이사회가 경영진 안건에 실제로 이견을 제시하거나 수정 의견을 낸 적이 있는지 공개적으로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또 회사가 고수해 온 '무차입 경영' 원칙이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는지도 공개 질의했다.

트러스톤은 "독립이사회가 경영진 안건을 추인하는 거수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최근 이사회가 약속한 견제·감시 기능이 실제 작동했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특히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회사가 저평가 원인을 업황과 수익성에서 찾고 있지만 실제 문제는 32년간 사실상 멈춘 주주환원 정책에 있다는 주장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배당성향을 올해 10% 수준으로 시작해 2030년에는 코스피 평균 수준인 4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로드맵을 공식 요구했다. 상장 계열사의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1%대에 머문 반면 지배주주 일가가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는 30%를 웃도는 배당을 실시해 왔다며 '이중 잣대'라고 지적했다.

유동성 개선도 핵심 요구사항이다. 실제 유통주식 수가 약 23만주에 불과해 거래가 사실상 막혀 있는 만큼 5대 1 이상의 액면분할 또는 무상증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사주 활용 논리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회사는 보유 자사주를 향후 인수합병(M&A)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트러스톤은 PBR 0.22배 수준에서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은 기존 주주 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2년간 도산공원 빌딩과 흥국생명 사옥, 호텔 매입, 계열사 대여금 등을 포함해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부동산 관련 투자에 투입된 점을 거론하며 "M&A 재원 부족을 이유로 자사주 소각을 미루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트러스톤은 "8년 동안 이어진 회사의 대응을 보면 주주와 회사의 동업자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회신 결과에 따라 임시주총은 물론 이사의 충실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까지 포함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IB업계에서는 이번 서한을 단순한 배당 요구가 아니라 '독립이사회 성적표를 요구한 첫 공개 압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태광산업 #태광 #독립이사회 #트러스톤 #트러스톤자산운용 #공개주주서한 #주주환원 #자사주활용 #흥국생명사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