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서울 주택행정' 꺼낸 오세훈에 "나중에 하시죠"
한성숙 총리, 국무회의서 오세훈 발언 신청에 "서류로 받겠다"
李대통령 오 시장에 "재건축·재개발 지연 이유도 담아달라" 주문
서울시장 청와대에 부동산 정책 건의서 제출
靑 "건의서 면밀히 검토…별도 면담 계획은 없어"
李 '분당 아파트' 5달 만에 매각 완료 앞둬 "수일 내 완료"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발언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오 시장은 회의 중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관련 발언 기회를 요청했지만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이 대통령이 회의 말미에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발언권을 줬지만, 오 시장이 서울시 주택정책 설명을 이어가려 하자 "나중에 하시죠"라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후 청와대는 오 시장이 부동산 정책 건의서를 제출했고, 이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 주재로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부동산정책 관련 국민 의견 수렴계획'을 안건으로 부처 보고와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 말미에 오 시장은 "총리님, 저 서울시장이 말씀을 좀 드려도 되겠느냐"며 한 총리에 발언권을 요청했다. 다만 한 총리는 "지금 이 건은 국민 대토론회가 있으니 그냥 넘기면 좋겠다"며 "시장님이 (말씀) 주실 것은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서울시가 준비한 부동산 정책 보고서를 김용범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부 장관에게 전달했다면서 "오늘 발언 기회를 안 주실 것 같으니 그 보고서 내용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그 보고서를 내시면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금 일반적으로는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해 현황 보고도 넣어서 해주시라"고 했고, 오 시장은 "들어있다"고 답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기에 앞서 오 시장에게 "당선 축하드린다"며 "오랜만에 오셨는데 간단하게 인사 한 말씀 하시라"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주택행정 관련한 얘기를 재차 이어가려 했는데, 이 대통령은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고 언급했다.
이에 오 시장은 "제가 준비한 보고서에 조금 불편한 내용도 꽤 들어있다. 그러나 토론 자료로 작성한 만큼 꼭 일독해서 다양한 의견이 균형 있게 채택됐으면 좋겠다"며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발언 이후 이 대통령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재개발·재건축이 왜 그렇게 많이 지연되고 있는지 그 이유나 대책도(담아 달라)"고 재차 주문했고, 오 시장은 "소상하게 작성해서 보고서에 담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서울시장으로부터 부동산 정책 건의서를 받았으며 관련 비서관실에서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건의와 관련해 별도의 면담 일정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매물로 내놓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도 곧 본계약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무주택자가 되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수일 내 본계약이 완료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직접 분당 아파트가 팔렸다는 것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 기준'을 생중계를 보고 있는 국민들에게 묻는 과정에서 "나는 이제 집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형사미성년자, 이른바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과 관련해 "낮추긴 낮춰야 할 것 같다"며 국민 의견을 다시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연령 기준을 전면적으로 낮출지, 중대·강력·반복 범죄에 한해 부분적으로 낮출 지와 1년 또는 2년의 하향 폭 등을 놓고 추가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선 "집값을 눌러보겠다는 것이 1차 목표는 아니고 정상화가 1차 목표"라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임신중절약 '미프진'에 대해서도 "정부에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정하게 투약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그는 국내에서 미프진 사용이 허용되지 않아 여성들이 해외 직구로 복용하고 사고까지 발생한다며, 임신 주수 등 쟁점이 정리되기 전이라도 의사가 재량으로 처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총리는 관련 부처와 안건을 마련해 다시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cjk@fnnews.com 최종근 성석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