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美 ADR 상장, 인재 확보와 새 투자 위한 선택"
美 테크 플랫폼 인터뷰서 밝혀
현지 연구개발 거점 확대 시사
SK, AI·에너지 등 투자 넓힐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와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분야까지 투자 영역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 투자자 유입과 글로벌 인재 확보를 통해 SK하이닉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한 차원 도약시키겠다는 구상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테크 전문 플랫폼 '식스 파이브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 ADR 상장의 의미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만 주식이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거래되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를 유치할 수 있고, 주식을 활용한 새로운 기회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ADR 상장을 통해) 이제 단순한 한국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고, 이에 적합한 새로운 거버넌스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DR 상장을 계기로 미국 현지 투자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미국을 기반으로 한 R&D를 확대하고 여러 AI 스타트업에도 접근할 수 있다"며 "하이엔드 메모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AI와 에너지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도 진단했다. 그는 "현재는 반도체 가격이 너무 높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아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공급 능력을 확대하려면 일정한 리드 타임(주문부터 제품이 출하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메모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향후 5년 동안,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도 내다봤다. 최 회장은 "AI에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거대한 성장 모멘텀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범용 인공지능(AGI·모든 작업에서 인간처럼 능력 발휘 가능) 시대에 도달할 때까지 정부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 안보까지 우려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1000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인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구상을 밝히며, "더 낮은 비용으로 운영되면서 더 효율적으로 토큰을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데 집중하려 한다. 이를 위해 모든 파트너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를 상대로 사업협력을 타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앞서 지난달 29일 최 회장이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에서 공개했던 사안이다. 최 회장은 "처음 1조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세웠을 때는 나 역시 이런 규모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이 결국엔 '규모'와 '비용'의 싸움임을 언급했다.
한편, 향후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최 회장은 "이미 미국에 3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는 훨씬 더 크고 다양한 투자 계획이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AI 벤처, 연구개발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인디애나 공장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