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반기 경제전략 발표, 신산업 키워 고용 증대를
성장률 올리고 ‘3·4·5 비전’ 제시
고용 없는 성장은 ‘빛 좋은 개살구’
정부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14일 발표했다. 반도체 산업 호황 국면을 살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전망보다 1.0%p 올려 3.0%로 제시했다. 잠재성장률 3%, 수출 4강,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이라는 '3·4·5 비전'도 내놓았다.
정부가 제시한 단기 경제 목표는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다. 성장률 3%는 5년 만의 최고치이며, 잠재성장률 3%도 높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66%다. 수출 4강도 가보지 않은 길이며 국민소득 5만달러 또한 마찬가지다.
현실을 도외시한 장밋빛 목표는 일종의 포퓰리즘이다. 역대 정권들은 출범 초기 '747' 등의 듣기 좋은 숫자로 국민의 기대를 부풀게 했지만 달성한 적이 없다. 그러나 목표는 언제나 조금 높이 잡는 것이 좋다. 비록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도 목표치가 높으면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 정부가 고백했듯이 '3·4·5 비전'도 이재명 정부 임기 안에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는 높이 산다.
정부 발표 내용은 비교적 현실적이고 짚을 것은 다 짚었다. 다만 성장률 3%는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크다. 반도체 경기가 언제까지나 호황일 수는 없다. 3% 성장을 이룬다 해도 내년 이후에는 장담할 수 없다. 반도체만이 아니라 주요 제조업을 고루 균형되게 발전시키는 전략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
저성장에서 탈피하고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반도체와 함께 우리 경제를 이끌 복수의 신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잘 아는 정부도 이미 여러 차례 첨단산업 육성책을 밝혔었다. 이날 발표에도 들어 있다. 올 하반기만이 아니라 계속해서 민관이 힘을 합쳐 신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초혁신 성장동력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내세운 미래 산업은 제약·바이오, 방위산업, 우주·항공,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블록체인 경제 등이다. 제2의 반도체 후보들로 앞날이 밝은 산업들이다. 문제는 추진력이다. 큰 산업의 물길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척하고 이끌어야 한다. 정부가 이날 신산업별로 내놓은 구체적인 육성 로드맵에서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가 읽힌다. 계획한 대로 미래의 주도적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바란다.
다만 미진한 것은 구조개혁에 관한 언급이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현재 기업들의 경영사정은 결코 좋은 형편이 아니다. 중국의 공세에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기존 주요 제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용, 노동시간과 관련해 경직된 제도를 개편하고 개혁해서 기업들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
우리 경제의 현실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고용 없는 성장과 양극화다. 성장률이 아무리 높아져도 고용을 늘리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다.
고용은 정부가 인위적 수단으로 확대하기 쉽지 않다. 산업이 발전하고 기업이 잘 돌아가면 고용이 저절로 늘어난다.
고용에는 왕도가 없다. 결국은 앞서 말한 신산업의 발굴과 기존 산업의 지원으로 산업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고용 증대를 위한 최선의 길이다.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산업이 두세 개만 있어도 경제는 끄떡없이 발전을 지속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생각으로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