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격차 경쟁시대, 이윤은 분배보다 재투자에 써야
정부, 이윤 활용 논의 토론회 개최
특별세도 등장, 경쟁력 훼손 우려
인공지능(AI) 전환 시대의 기업 이익과 노동의 미래를 논의하는 고용노동부 토론회가 14일 열렸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을 계기로 시작된 기업 이윤 재분배 논의가 공식적인 공론의 장에 오른 것이다. 토론회에선 대기업의 초과이윤을 사회적으로 환수하는 특별목적세와 국가임금위원회 설치 방안까지 나왔다. 노동계는 기업 이익의 사회적 재분배를, 경영계는 기업 투자 확대를 주장하며 서로 맞섰다. 인공지능(AI) 혁신의 성과를 사회 전체로 확산하면서도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해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장의 이익을 나누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장기전을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도체 호황의 성과가 특정 집단에만 몰리고 원·하청, 대·중소,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벌어지는 문제는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기술혁신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동안 청년 일자리가 줄고 기존 직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해법을 기업의 이윤을 강제로 나누는 방식에서 찾아선 곤란하다.
특별목적세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이미 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부담한다. 여기에 정부가 임의로 초과 기준을 정해 별도 세금을 부과하면 이중 부담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경쟁국들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앞세워 첨단기업을 유치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이익이 늘 때마다 추가 부담을 지우면 국내 투자와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국가임금위원회 역시 신중해야 한다. 플랫폼·프리랜서 근로자의 최소보수와 최저임금 등 분산된 임금정책을 종합적으로 연구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국가 기구가 민간기업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배분까지 사실상 지도한다면 거대한 임금통제기구로 변질될 수 있다. 임금과 성과급은 개별 기업의 경영상황과 노사 합의에 따르는 것이 순리다.
오히려 정부가 당장 서둘러야 하는 일은 노조의 막무가내식 N% 성과급 요구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에 이어 이제는 현대차 노조까지 N%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상태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가 대격변기를 맞아 자동차 업체들은 숨넘어가는 기술전쟁을 벌이는 와중이다. 파격적인 대우를 받는 현대차 노조는 기업에 힘을 보태기보다 순이익 30%를 요구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가 계속 이런 식이면 기업 이익의 규모는 줄고 일자리는 더 위축될 것이다. 정부는 이를 제어할 법적 조치에 더 손을 써야 한다.
세계 각국은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며 초격차 경쟁을 벌이고 있다. 투자시기를 한번 놓치면 기술과 인재, 공급망을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 김영훈 장관이 말한 대로 투자와 분배를 단순한 이분법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투자 없이는 향후 나눌 성과도 사라진다는 원칙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 정부는 새로운 세금보다 기업이윤의 재투자 선순환을 지원하는 데 정책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