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넣지 마세요"…전문가들 섬뜩한 경고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플라스틱 도마를 오래 쓰는 습관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늘릴 수 있다는 신경과 전문의들의 조언이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이 뇌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인체 연구가 충분하지 않지만, 주방에서 노출을 줄이는 작은 변화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건강매체 이팅웰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신경과 전문의들이 권한 주방 속 미세플라스틱 노출 줄이기 방법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용기, 플라스틱 랩, 플라스틱 도마, 일회용 생수병 사용을 줄이고 유리, 스테인리스, 나무 제품으로 바꾸는 방식을 제안했다.

플라스틱 데우는 습관부터 줄여야
가장 먼저 지적된 것은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는 습관이다. 열은 플라스틱에서 미세플라스틱과 관련 화학물질이 음식이나 음료로 이동하는 양을 늘릴 수 있다.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있더라도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완전히 막는다는 뜻은 아니다.

음식을 데울 때는 유리나 도자기 용기를 쓰는 편이 낫다. 냉장 보관용 용기도 플라스틱 대신 유리 용기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뜨거운 국물, 기름진 음식, 산도가 있는 음식은 플라스틱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2023년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실린 연구도 플라스틱 용기와 재사용 식품 파우치에서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이 방출될 수 있다는 점을 다뤘다. 연구진은 보관 조건과 가열 조건에 따라 방출량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도마와 랩도 노출 경로 될 수 있어

플라스틱 도마와 랩 등 주방용품 사용 습관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플라스틱 도마와 랩 등 주방용품 사용 습관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플라스틱 도마도 주방에서 흔히 쓰는 물건이다. 칼질을 반복하면 도마 표면이 긁히고 작은 입자가 음식에 섞일 가능성이 있다. 흠집이 많은 플라스틱 도마는 세균 번식 문제도 함께 생길 수 있다.

대안으로는 나무 도마가 꼽힌다. 다만 나무 도마도 관리가 필요하다. 사용 뒤 바로 씻고 충분히 말려야 하며, 깊은 칼자국이나 곰팡이가 생기면 교체해야 한다. 생고기와 채소용 도마를 구분하는 기본 위생 수칙도 중요하다.

플라스틱 랩도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음식 위에 랩을 씌운 채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남은 음식을 보관할 때는 뚜껑 있는 유리 용기, 밀폐용기, 밀랍 랩, 실리콘 덮개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생수병보다 반복 사용 가능한 물병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도 전문가들이 줄이자고 한 물건이다. 생수병은 편리하지만 보관 환경에 따라 플라스틱 입자나 관련 물질이 물에 섞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차량 안이나 햇볕이 드는 곳처럼 온도가 높은 환경에 오래 둔 생수병은 피하는 편이 낫다.

물병을 자주 들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스테인리스나 유리 물병을 쓰는 방법이 있다. 빨대가 달린 텀블러를 쓸 때도 플라스틱 빨대보다 스테인리스나 실리콘 소재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기, 먼지, 식품, 물, 포장재 등 여러 경로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불안감을 키우기보다 반복되는 노출을 줄이는 방향을 권한다.

뇌 건강과의 관련성은 아직 연구 중

신경과 전문의들이 이 문제를 말하는 이유는 미세플라스틱이 생물학적 장벽을 통과할 가능성이 실험 연구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부 동물실험과 세포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염증, 산화 스트레스, 신경세포 기능 변화와 관련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사람에게서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곧바로 특정 뇌질환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이팅웰이 인용한 전문가들도 현재 근거는 주로 실험실 연구와 동물 연구에 기반하고 있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확정적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식수 속 미세플라스틱과 건강 영향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입자 크기, 분석 방법, 노출량 평가가 연구마다 달라 아직 위험을 명확히 수치화하기 어렵다.

생활습관이 더 큰 뇌 건강 변수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이미 효과가 입증된 뇌 건강 습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 충분한 수면, 혈압과 혈당 관리, 금연, 사회적 교류, 균형 잡힌 식사가 대표적이다.

지중해식 식단처럼 채소, 과일, 통곡물, 생선, 견과류, 올리브오일을 중심으로 한 식사 패턴도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을 줄이겠다고 식사를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불안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방에서 시작할 수 있는 변화는 단순하다. 플라스틱 용기를 데우지 않기, 흠집 난 플라스틱 도마를 교체하기, 뜨거운 음식에 랩을 직접 닿게 하지 않기, 일회용 생수병 사용을 줄이기다. 작은 선택이지만 매일 반복되는 주방 습관을 바꾸는 데 의미가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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