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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급락에 美 물가 3.5%…6년 만에 최대 둔화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소비자물가가 6월 들어 6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둔화하며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휘발유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3.5%로 5월(4.2%)보다 크게 낮아졌으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8%)도 밑돌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고, 전년 대비 상승률은 2.6%로 시장 전망치(2.9%)를 하회했다. 근원 물가가 사실상 멈춰 선 것은 기저적인 물가 압력도 다소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번 물가 둔화는 에너지 가격이 주도했다. 6월 에너지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5.7% 급락해 2020년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휘발유와 난방유 가격도 한 달 동안 각각 9% 이상 떨어지며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휘발유 가격이 여전히 26.7%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보다 15.7% 상승한 상태다.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서비스 물가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전월과 같았고, 주거비 상승률은 0.1%에 그쳤다. 운송서비스 가격은 0.3% 하락했다. 식품 가격은 0.2% 올랐고, 신차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중고차 가격은 0.2%, 의류 가격은 0.6% 각각 하락했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물가 발표 직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세를 나타냈고,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 75% 이상에서 63%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과반을 웃돌며 시장은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연준도 이번 지표만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으려면 앞으로 수개월 동안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역시 취임 이후 줄곧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의회 제출 연설문에서 "연준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올바른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정책을 제대로 운용한다면 지난 5년간 이어진 인플레이션 급등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9월 회의에서 0.25%p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식료품점에서 한 시민이 화장지를 사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식료품점에서 한 시민이 화장지를 사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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