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둔화에도 워시 "안심은 이르다"…인플레와 장기전 선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은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며 물가안정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시장이 6월 소비자물가 둔화를 계기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보는 가운데서도 "한 번의 지표에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과의 장기전을 예고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미국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도 AI가 물가에 미칠 영향은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14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며 "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한다면 지난 5년간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하락하고 근원 CPI도 보합을 기록한 직후 나왔다. 시장에서는 물가 둔화로 이달 말 FOMC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지만, 워시 의장은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오늘 발표된 지표만 보고 '임무는 끝났고 모든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 하나의 경제지표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끝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연준이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시장에 예고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금리 인상이나 인하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워시 의장은 최근 물가 상승을 유발한 해외 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상당수 요인이 연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해외 분쟁과 같은 요인은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연준이 져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선택의 문제"라며 "통화정책 결정자들은 더 낮은 물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금리와 자산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정책 수단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다른 곳에 책임을 돌릴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장과의 소통 방식도 바꾸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워시 의장은 "정책 결정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미리 전망을 제시하면 기존 생각에 맞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며 "좀 더 신중하게 데이터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미국 고용시장을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며 해고는 적고 임금 상승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노동생산성이 개선되고 있어 경제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이 가장 주목한 것은 AI 투자였다.
그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장비·소프트웨어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AI는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정책당국에는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AI가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