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빌려 유령회사 차리고,1명이 법인 4곳 취업"...부실 산림법인 900곳 적발
산림청·국조실, 전국 1901곳 첫 전수조사…전체 법인 절반 가까이 위법·부실 의심
정부, 기동 단속반 가동…8월까지 고강도 추가 조사, 불법 수령 보조금 전액 환수 방침
[파이낸셜뉴스] 여러 사람의 자격증을 빌려 유령법인을 설립하거나, 다수 산림법인에 동시에 취업한 것처럼 꾸미는 등 이중취업 금지 규정을 위반한 기술자들이 정부 합동 점검에서 대거 덜미를 잡혔다. 등록된 전체 산림사업법인 중 절반 가까이가 위법 행위나 등록요건 미달 의심 업체로, 산림 조림·숲가꾸기 사업 전반에 비정상적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림청은 15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함께 지난 5월부터 벌인 '산림사업 추진실태 합동점검' 1차 실태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에 등록된 전체 산림사업법인 1901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장 조사를 마친 총 1412개 업체 가운데 기술자격 대여 및 이중 취업 등 위법 사례가 발견됐거나 자본금·사무실·기술인력 등 법정 등록요건 충족 여부가 의심되는 부실 업체는 무려 900여 곳에 달했다.
충북 보은의 한 산림사업법인 대표는 법인 등록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지인 등 11명에게 산림기술자 자격증 취득을 도와준 뒤, 이들로부터 자격증을 빌려 허위 기술자로 등재하고 법인을 운영하다 적발됐다.
지방을 넘나들며 문어발식으로 중복 취업을 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 중급 산림경영기술자는 경북 의성의 산림법인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경남 하동, 고성, 경북 구미 등 다른 지역 법인 3곳에 상시 기술인력으로 중복 등재돼 급여를 챙기다 덜미를 잡혔다.
산림청은 우선 명백한 위법성이 확인된 30개 업체와 기술자 126명(자격대여 금지 위반), 이중취업 금지 규정을 위반한 기술자 39명(관련 업체 48개)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기술자격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행정처분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폐업하거나 소재지를 변경한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 489곳을 포함해 보완조사가 필요한 대상을 상대로 지난달 15일부터 추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추가 조사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오는 8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의 고용보험 데이터 연계를 통해 원거리 거주자 편법 채용, 근로계약 부실 등 껍데기만 남은 유령법인을 철저히 가려내 법인 등록 취소 등의 엄중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단속을 피하려 법인을 쪼개거나 폐업 후 신규 등록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지자체의 등록 심사 단계에서 4대 보험과 근로계약서 검증도 강화한다.
이번에 적발된 부실 법인들 중 일부는 지자체가 발주한 공공 산림 사업을 수주한 뒤, 브로커를 통해 영세 현장 대리인에게 불법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겨온 정황도 포착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행정처분과 수사의뢰와는 별개로, 불법 행위가 확인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이미 지급된 정부 보조금과 사업비를 전액 환수 조치하고 향후 공공 입찰 참여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하수 산림청 차장은 "부실 법인의 난립이 단순히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데 그치지 않고, 산림 환경 파괴와 예산 낭비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면서 "이들이 국가 산림 자원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만큼 불법적으로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는 끝까지 추적해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