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면세점 판매노동자, 원청과 첫 교섭… 근로조건 개선 시험대
JDC·백면노조 기본합의서 체결
안전보건·근무환경 개선 논의
노조 활동 보장도 핵심 의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 첫발
교섭 결과·현장 변화가 관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지정면세점에서 근무하는 판매서비스 노동자들이 개별 입점·협력업체가 아닌 면세점 운영 주체인 JDC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에 들어갔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이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범위에서 하청·협력업체 노동조합과 대화하는 교섭 구조가 제주 공공부문 면세점에서 처음 가동됐다.
15일 JDC와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양측은 14일 오후 서울 백면노조 사무실에서 JDC 지정면세점 판매서비스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 상견례를 열었다.
양측은 교섭 절차와 운영 원칙을 담은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후속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 노사는 이번 협상이 국내 면세산업에서 판매서비스 노동자와 면세점 운영 주체가 진행하는 첫 원청 단체교섭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서비스 노동자들은 면세점 안에서 근무하지만 소속 회사는 상품을 공급하거나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협력업체인 경우가 많다. 임금과 인사관리의 직접 책임은 소속 업체가 맡더라도 영업시간과 매장 시설, 휴게공간, 안전관리 등 노동환경 상당 부분은 면세점 운영사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교섭은 JDC가 판매노동자의 모든 노동조건을 결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JDC가 실질적으로 결정하거나 바꿀 수 있는 근로조건의 범위를 확인하고, 해당 사안을 노조와 협의하는 과정에 가깝다.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주체를 해당 범위의 사용자로 보도록 했다. 법은 2025년 9월 9일 공포돼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됐다.
정부는 개정법의 취지를 원·하청 고용구조에서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원청과 하청 노동조합의 대화를 제도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청의 사용자 책임은 모든 사안에 일괄 적용되는 방식이 아니라 안전과 휴게시설, 근로시간 등 의제별 지배·결정 정도에 따라 판단된다.
이번 교섭에서는 안전보건관리협의체 구성과 근무환경 개선,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안전보건관리협의체는 매장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건강 위험을 노사가 함께 점검하고 개선책을 논의하는 기구다. 판매노동자는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고객 응대 과정에서 감정노동을 겪을 수 있어 휴게시설과 인력 운영, 안전관리 기준이 근무환경에 직접 영향을 준다.
교섭이 실제 변화를 만들려면 JDC와 입점·협력업체가 각각 맡을 책임도 구분해야 한다. JDC가 결정할 수 있는 시설과 영업 운영 문제, 개별 업체가 담당할 임금·인사 문제를 나눠 협의하고 합의사항을 현장에 적용할 이행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번 원청교섭의 평가는 업계 최초라는 상징보다 합의 범위와 현장 이행에서 갈릴 전망이다. 노동자가 체감할 근무환경 개선과 노조 활동 보장 방안이 마련되고, 협력업체와의 책임 분담까지 구체화되는지가 핵심이다.
김소연 백면노조 위원장은 "이번 교섭은 면세산업 판매서비스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안전보건관리협의체 구성과 근무환경 개선, 노조 활동 보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석언 JDC 이사장은 "노사가 성실한 소통 문화를 정착시키고 제주 공공부문의 상생 교섭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