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출·이주비 풀자" vs "집값 자극"...부동산 금융정책 격론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정책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개최된 두 번째 대국민 토론회에서 청년 대출 규제,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등 부동산 관련 핵심 금융정책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다.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규제를 일부 풀어야 한다는 주장과 공급 확대 없이 규제만 풀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섰다. 재건축·재개발 이주비대출 규제 완화를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부동산 대토론회'를 앞두고 공급, 대출, 세제를 놓고 진행되는 부처별 토론회 중 가운데 두 번째다.
발제를 맡은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시한 △청년층 등 실수요자 지원 방안 △전세대출 관리 방안 △이주비대출 규제 완화 필요성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을 포함한 부동산 금융정책 등 4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토론이 이뤄졌다.
지난해부터 강력한 대출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규제 완화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분야에서 금융정책 본연의 목적은 부동산으로 쏠리는 자금으로 인한 금융위기를 예방하는 것에 있다"며 "청년층의 주거안정은 대출 완화 대신, 공공임대 확대 등 공급과 재정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부모 등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청년층의 주택 구매 가능성이 갈리고 있다"며 "6·27 대책 이후 축소된 대출 한도도 일정 부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층 등 실수요자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린 뒤 금융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렸다. 현 정부의 부동산 관련 금융정책이 청년층·무주택자 등을 실수요자로 정의하고 있지만 이른바 '부모 찬스'가 늘어나며 정책 효과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서울 강남3구에서 2030 세대의 주택취득 자금 중 '증여와 가족차입' 비중이 22.6%로 가장 컸다. 서영수 상무는 "부모님 소득이나 자산으로 청년들이 집을 사는 시대"라며 "부모님 도움을 받는 청년들과 그렇지 못한 청년들의 격차가 커지는 와중에 청년들이 모두 실수요자라고 똑같이 지원한다면 또 다른 집값 상승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짚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이주비대출 한도를 현행 6억원에서 더 확대해야 하는 지를 두고는 공급 지원과 고가주택 특혜 논란이 충돌했다. 이대열 본부장은 "이주비대출은 주택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비 성격이 크다"며 "가계대출에서 제외해달라"고 했다. 이주비대출 규제로 주택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이주비 부담이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일반분양가에 반영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혜택이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원칙을 깰 만큼 필요한 사안인 지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년도 가계대출의 1.5% 이내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묶은 '총량규제'를 두고서도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가족간 대여금과 사내대출 등 사적금융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는 등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영수 상무는 "공적금융뿐만 아니라 가족간 대여금과 직장 대출 등 사적금융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출 총량규제로는 이를 막기 어렵다"며 "가족간 대여금 등을 DSR 심사에 모두 반영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겸 경제전망실장은 "(총량규제를)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유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할 필요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이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