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쟁 급증한 노동정책 1년, 노봉법 혼선 바로잡길
정부 정책 국민 평가점수 60점대
산업 현장 곳곳에서 혼란 빚어져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 1년 성적이 60점대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 1년 평가' 토론회에서 공개된 국민 1000명 대상 노동정책 38개 항목 평가 결과다. 응답자들은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에 대해선 비교적 공감을 보였지만 노란봉투법과 주 4.5일제, 외국인노동자 통합지원책 등 정부의 핵심 정책엔 낮은 점수를 줬다.
이런 결과를 주목하며 정부·여당은 지난 1년의 노동정책이 지나치게 노조 편향적으로 흐른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노동정책은 법안 통과 숫자가 아니라 노사 분쟁을 줄이고 청년 일자리와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잘 지켜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현장 곳곳에서 빚어지는 혼란은 정부 노동정책의 뼈아픈 실패로 받아들여야 한다.
노란봉투법이 지난 3월 시행된 뒤 석달여 동안 하청노조 1160여곳, 조합원 16만여명이 원청사업장 440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자율교섭이나 교섭창구 단일화 등의 절차가 진행된 원청은 96곳이었지만, 실제 본교섭에 들어간 곳은 10곳에 불과했다. 사용자성 등을 둘러싸고 노동위원회 절차를 밟은 원청도 141곳에 달했다. 교섭을 촉진하겠다던 법이 오히려 교섭 절차를 둘러싼 분쟁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계는 갈수록 압박 수위를 높인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조합원 1만명 규모의 총파업 집회를 열고 원청기업의 직접 교섭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산하 조직들이 지난 4개월간 400여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지만 실제 교섭이 진행된 곳은 4곳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총파업을 시작으로 8월 하투(夏鬪)를 본격화하고 하반기엔 투쟁 규모를 더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교섭의 기준과 절차조차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기업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은 날로 커지고 있다. 원청 사용자성 확대 논의에 불을 지핀 대표적 사건이 CJ대한통운 택배노조 분쟁이다. 중앙노동위원회와 하급심은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단체교섭 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정치권은 하급심 해석을 토대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넓히는 입법을 서둘러 밀어붙였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직접적·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CJ대한통운에는 옛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가 없다며 하급심 판단을 뒤집었다. 법 논의를 촉발한 사건의 최종 법적 판단은 출발점과 달라졌는데, 정치권이 그 출발점의 논리를 법으로 굳혀 놓으면서 현장의 혼란은 더 커졌다.
문제가 있는 법을 그대로 둘 순 없다. 노란봉투법의 근본적인 문제는 사용자 개념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적용 범위도 광범위하다는 데 있다. 불복과 분쟁이 이어지고 파업 위험까지 도미노처럼 번지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산업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 법을 손질하고 제도를 보완해야지만 노동정책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