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무너진 카지노株…증권가 "실적보다 세금이 더 무섭다"
관광진흥개발기금 상한 10→15% 추진에 목표주가 줄하향
인바운드·실적은 개선세…"정책 불확실성이 밸류에이션 훼손"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납부 상한을 현행 매출액의 10%에서 15%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카지노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가는 인바운드 회복과 실적 개선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세금 부담 확대에 따른 정책 리스크가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훼손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다만 실제 제도 시행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과도한 우려라는 시각도 나온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납부금 상한을 기존 매출액의 10%에서 15%로 높이는 방안을 포함해 면허 갱신제, 대주주 변경 사전인가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지역 카지노는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유사한 방향의 제도 개편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 검토 소식이 알려진 지난 15일 롯데관광개발은 14.6%, 파라다이스는 13.5%, GKL은 10.8% 각각 급락했다.
황지원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몇 년 내 규제 강화 우려를 반영해 외국인 카지노 업종의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대비 20% 하향 조정했다"며 "목표주가는 파라다이스 1만7000원, 롯데관광개발 2만3000원, GKL 1만3000원으로 각각 낮췄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12개월 선행 PER은 약 9배 수준으로 마카오 카지노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구체적인 법 개정안 발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세금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비용 증가도 불가피하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관광기금 납부 비율이 10%에서 15%로 인상될 경우 2026년 기준 연간 비용이 파라다이스는 약 500억원, 롯데관광개발은 약 300억원, GKL은 약 2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개별 기업의 실적 악화를 넘어 국내 외국인 카지노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며 "현금창출력이 감소하면 복합리조트 투자(CAPEX)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30년 개장을 목표로 하는 일본 오사카 IR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 여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영업 환경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황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누적 외래 방한객은 87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으며, 6월 누적 기준으로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관광객이 256만명으로 25%, 일본은 160만명으로 20%, 대만은 93만명으로 33% 각각 늘었다. 여름 휴가철과 일본 실버위크, 중국 국경절이 이어지는 하반기에는 인바운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전망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2·4분기 연결기준 매출 3166억원, 영업이익 40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카지노 드롭액이 처음으로 2조1000억원을 넘어서지만 6월 홀드율이 예상보다 낮아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롯데관광개발은 매출 1928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으로 각각 22%, 53% 증가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됐다. GKL은 매출 1220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으로 각각 21%, 55% 증가해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는 결국 단기 주가를 좌우하는 것은 실적보다 정책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현재 주가에는 상당 부분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관광기금 인상 이슈로 관련 종목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우려를 대부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제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으며 향후 정부가 완화된 방향을 제시할 경우 주가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