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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PPI 둔화에도…연준 "물가 해석" 엇갈렸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잇따라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내부에서는 물가 전망을 둘러싼 시각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다고 평가한 반면, 리사 쿡·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관세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앞으로의 물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는 공통된 인식을 보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하루 전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월 대비 0.4% 하락해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높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의 물가 진단은 엇갈렸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으며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만한 고무적인 이유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 물가상승률이 약 3.25% 수준까지 낮아진 뒤 2027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 2028년에는 연준 목표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미 정점을 지났고, 관세 역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키우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AI 투자 확대도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높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공급이 확대되면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에 적절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 사진=연합뉴스
리사 쿡 연준 이사. 사진=연합뉴스

반면 리사 쿡 연준 이사는 같은 날 워싱턴DC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 조금 더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물가 둔화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위험은 분명히 인플레이션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1년 전에는 고용시장 둔화가 더 큰 우려였지만 이제는 고용보다 물가 위험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쿡 이사는 AI 투자 확대와 관세,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을 향후 인플레이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반도체와 전력, 건설 비용을 자극하며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13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매파적 입장을 내놨다.

월러 이사는 "향후 몇 달 동안 물가 둔화가 지속된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연준이 통화정책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낮은 물가 지표가 이어질 경우에는 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세 인사의 시각은 인플레이션 경로에서는 차이를 보였지만 앞으로의 물가를 결정할 변수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일치했다.

관세 정책이 기업 비용에 미칠 영향,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흐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확대가 향후 인플레이션의 핵심 변수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성장 동력이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반도체와 전력, 건설 비용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6월 CPI와 PPI가 잇따라 예상치를 밑돌면서 7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여부를 놓고 여전히 온도차를 보이는 만큼, 향후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고용지표가 9월 이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번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AI가 더 이상 성장 동력에 그치지 않고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관세와 국제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였다면, 이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와 전력, 건설 비용까지 연준의 물가 판단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연준 내부의 물가 전망은 엇갈렸지만, 향후 금리 경로가 AI 투자 속도와 에너지 가격 흐름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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