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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상군 카드' 꺼냈다…호르무즈 전면전 기로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르그섬 점령·핵시설 타격 검토
미군 공습 이란 내륙으로 확대
이란 "끝까지 항전"
협상은 열어두고 군사 대응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무력화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까지 포함한 초강경 군사 옵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 공습을 이란 내륙으로 확대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사수와 보복을 선언했다.

하르그섬 점령부터 핵시설 타격까지

16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근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란 전쟁을 조기에 끝내기 위한 군사 옵션을 보고받았다. 검토 대상은 공습 확대와 지하 핵시설 타격, 지상군 투입 등 3가지다.

가장 관심을 끄는 시나리오는 지상군 투입이다. 미군은 전쟁 발발 이후 공습만 이어왔으며, 지난 3월 말 이란 영토에 추락한 전투기 조종사를 구조하기 위해 병력이 일시 진입한 것을 제외하면 지상군을 투입한 적이 없다. 실행될 경우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미국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목표는 하르그섬이다. 호르무즈 해협 북서쪽에 위치한 이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통과하는 핵심 거점이다. 아부무사섬과 대툰브섬, 소툰브섬 등 호르무즈 해협 전략 요충지를 장악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이들 섬을 확보하면 이란의 해협 통제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트럼프도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들을 충분히 약화시키고 밀어낸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상군 투입은 미국에도 큰 부담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미군 사상자 발생과 미국 내 여론 악화도 감수해야 한다. 미 중부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하워드 전 해군 중장은 "점령보다 더 어려운 것은 점령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미사일과 드론 공격 위험을 경고했다.

트럼프는 또 '곡괭이산'으로 불리는 지하 핵시설 타격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설이 기존 나탄즈와 포르도 핵시설보다 더 깊은 곳에 있어 벙커버스터를 동원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발전소와 교량 등 민간 인프라 공격 역시 선택지로 거론되지만 국제법 위반 논란이 부담이다.

반미 대형 선전물 앞을 지나다니는 이란 시민들. 연합뉴스
반미 대형 선전물 앞을 지나다니는 이란 시민들. 연합뉴스

이란 "호르무즈 끝까지 사수"

미군은 이날도 닷새 연속 공습을 이어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남부 반다르아바스와 후제스탄주 아바즈에서 폭발음이 들린 데 이어 16일 새벽에는 로레스탄주와 마르카지주, 셈난주 등 이란 내륙에서도 연쇄 폭발음이 보고됐다. 이란 언론은 미군이 남부 해안에 머물던 공습 범위를 내륙으로 확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대국민 성명에서 "미국이 양해각서를 위반한 만큼 우리도 이를 지킬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 군은 적의 침략에 맞설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갈리바프는 "협상은 타협이 아니라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저항 전략의 일부"라며 군사 대응과 외교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트럼프도 "나는 데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들은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제대로 행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거듭 압박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곧 이란을 패배시킬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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