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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해외 은행서 원화계좌… 30년 만에 외환 규제 푼다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5만원권 지폐.뉴스1
5만원권 지폐.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30년 가까이 유지해온 외환 규제의 벽을 허문다.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외국인이 해외에서 자유롭게 원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자본거래 신고 기준금액을 두 배로 높이는 등 외환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여기에 원화 채권 활용 범위를 넓히고, 원화 경상거래 인센티브도 확대해 원화 활용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 IMF 이후 30년 만에 외환정책 대전환
19일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원화 국제화는 외국인이 애회에서 원화를 자유롭게 조달·보유·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로드맵은 외환위기 예방에 초점을 맞췄던 외환정책을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첫 종합 계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형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그간 외환정책은 외환위기 예방을 전제로 통화 국제화에 따른 잠재적 편익 일부를 포기하는 정책이었다면 이제는 원화를 국제화해 그 경제적 혜택을 누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드맵의 핵심은 해외에서도 원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역외 원화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외국인은 국내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해외 금융기관에 개설한 원화계좌를 통해 원화를 보유하고 지급·결제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이용한 외국인 간 원화거래는 자본거래 사전신고를 면제하고 은행의 확인 절차도 완화한다.

한국은행은 이를 뒷받침할 역외 원화결제망을 구축해 내년 1월부터 24시간 운영할 계획이다. 해외 금융기관 간 원화 거래를 한국은행이 최종 결제하는 구조다. 이 국장은 "원화를 국제화하려면 외국인이 자신의 영업시간에 원화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해야 한다"며 "24시간 외환시장과 역외 원화결제망, 제도적 규제 완화가 이번 로드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원화 활용도 높이고 대외 안전판도 강화
외환거래 규제도 대폭 손질한다.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 사전신고 기준금액을 두 배 이상 높여 신고 대상을 줄이고, 일정 규모 이하 원화증권 발행은 사후보고로 전환한다. 외국 금융회사의 원화 자금 운용 규제와 계좌 운영 절차도 간소화해 원화 거래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원화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증권거래 결제 자동화와 투자자 등록 절차 개선, 영문공시 확대 등을 추진한다.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의 담보 활용 범위를 넓히고 역외 대차거래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비거주자의 단기 원화 운용을 허용하고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금융기구의 RP 시장 참여를 허용해 원화 자산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원화 결제를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원화로 무역대금을 결제하는 기업에는 정책금융 우대금리와 무역보험 지원을 검토하고, 정부 수출지원사업에서도 원화결제 실적과 확대 계획을 우대 요소로 반영할 방침이다. 현지통화 직거래체계(LCT)를 확대해 환전 비용을 줄이고 국가 간 QR결제 연계도 넓혀 해외에서도 원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국제 토큰화 프로젝트 참여 등 디지털 결제 인프라 구축도 병행한다.

원화 국제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대외 안전판도 강화한다. 시장 안정 여력을 확충하고 공공부문 외화자산의 외화유동성 공급 기능을 높인다. 양자·다자 통화스와프 등 금융안전망을 확대하는 한편 야간 외환시장 모니터링 체계와 역외 원화결제망 참가 기관에 대한 실시간 점검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기대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투자와 무역거래 등에서 원화 활용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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