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집 잃고 폭우에 임시주택마저"...경북 이재민 '이중고'
경북 안동·의성 밤사이 물난리…238명 아직 귀가 못 해
지난해 대형 산불 피해지, 토사·침수로 이중 재난
【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지난해 봄 대형 산불로 삶터를 잃었던 경북 이재민들이 이번엔 물난리를 만났다. 안동·의성 일대에 밤사이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들이 머물던 임시주택단지가 토사에 뒤덮이고 물에 잠겼다. 이때문에 200가구 넘는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도내에서 밤사이 폭우로 대피했다가 귀가한 인원은 136가구 182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185가구 238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에 머물고 있다.
피해가 집중된 곳 가운데 하나는 안동시 일직면 귀미1리에 조성된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단지다. 이곳에 설치됐던 임시주택 10동은 밀려든 토사에 휩쓸려 제자리를 벗어났고, 이 중 한 동은 30m가량 떠밀려 인근 주택 담벼락에 걸쳐졌다. 마을과 도로를 가르던 울타리가 무너졌고, 기존 주택의 담장이 쓰러지거나 마당에 세워둔 차량이 침수되는 피해도 잇따랐다.
이번에 물에 잠긴 임시주택단지는 지난해 3월 발생한 경북 산불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현장이다. 당시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9만9289㏊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가장 넓었다. 이 불로 4349명이 터전을 잃었고 상당수가 임시조립주택에서 1년 넘게 생활해 왔다. 결국 자연재해를 피해 마련한 임시 거처가 또 다른 재해에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피해는 인근 마을로도 번졌다.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에서는 진입도로가 폭우에 유실돼 한때 통행이 끊겼고, 고립된 마을 주민들이 일시 대피했다. 현재 현장에는 굴착기와 크레인 등이 투입돼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도로 등 기반시설이 원상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기록적인 강수량이 피해를 키웠다. 안동(남선)은 지난 17일부터 누적 강수량이 211mm에 달했고, 의성에는 시간당 최대 46mm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이날 낮 12시∼오후 6시 경북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30∼1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email protected] 안승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