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구상가 특별계획구역 지정…공항로 용도규제도 손질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 구로역·공항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수정가결
애경부지엔 판매·숙박 중심지 기능…두 곳 모두 '그늘 보행권' 담아
[파이낸셜뉴스] 서울 서남권의 대표 산업용품 유통단지인 구로기계공구상가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스마트산업·업무시설을 품은 산업지원 거점으로 재편된다. 강서구 공항대로 일대는 주거지역 비주거비율이 사라지고 공동주택이 불허용도에서 빠지는 등 건축 용도 규제가 손질된다. 두 지역 주요 보행로에는 나무와 차양으로 햇볕을 가리는 '그늘 보행권' 조성 계획이 반영됐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2일 제16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구로역·신도림역세권과 공항로 일대의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각각 수정 가결했다.
구로역·신도림역세권 계획 대상지는 두 역을 아우르는 약 106만㎡다. 대규모 개발로 상당 부분 정비가 이뤄진 신도림역 주변과 달리 구로역 인근에는 기계공구상가와 준공업지역을 중심으로 낡은 건물과 저개발 부지가 여전히 많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준공업지역의 개발 방식부터 바뀐다. 시는 토지 소유 관계와 현장 여건에 비해 과하게 묶여 있던 획지·공동개발 계획을 다시 정비한다. 업무·지식산업센터, 영세 제조업 지원시설처럼 지역 특성에 맞는 용도를 권장용도로 두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산업 기능이 섞인 복합 개발을 민간이 스스로 추진하도록 이끈다는 구상이다.
구로기계공구상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인다. 유통업무라는 본래 기능은 살려두되 스마트산업 관련 시설과 업무시설, 영세 제조업 지원시설을 새로 들여 인근 산업 거점과 맞물리는 산업지원 기지로 키운다.
이 상가는 1970년대 중반 영등포 일대 공구 상인들이 '내 점포 갖기' 운동을 벌여 1980년대 초 문을 연 국내 첫 집단 산업용품 유통단지다. 현재 2000곳 안팎의 업체가 5만여종의 산업용품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역 앞 애경부지 특별계획구역은 판매·업무·관광숙박 기능을 키워 역 주변 활성화를 이끄는 중심지 역할을 맡는다. 장기미집행으로 도시계획시설에서 풀린 도로는 이용 현황과 필요 기능에 따라 관리 방식을 달리한다. 폭을 넓혀야 하는 곳은 차도형·보도형 전면공지로, 보행과 차량 통행이 함께 필요한 구간은 보차혼용통로 등으로 계획한다.
보행 환경 개선책으로 '그늘 보행권' 계획도 새로 들어갔다. 주요 보행가로를 따라 수목과 조경, 건물 저층부, 차양 등을 활용해 보행자가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방식이다.
구로역·신도림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은 2000년 처음 수립된 뒤 2008년과 2016년 재정비를 거쳤다. 2016년 재정비 때는 서남권 생활권계획에 맞춰 구로 지구중심을 신도림역 남측 상업지역에서 구로역 일대로 옮기는 내용이 반영됐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구로역 일대는 축적된 산업기반과 역세권의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번 재정비를 통해 산업지원·중심지 기능을 강화하고 장기미집행 도로 관리와 그늘보행권 조성 등 보행 환경 개선도 함께 추진해 서남권의 경쟁력 있는 지역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공항로 지구단위계획 대상지는 강서구 등촌동·염창동·공항동에 걸쳐 공항대로를 따라 길게 뻗은 지역이다. 여의도와 김포공항을 잇는 간선 교통축으로, 이곳의 상업·업무시설이 지하철 5·9호선 역세권과 배후 주거지를 받치고 있다. 마곡도시개발사업, 강서 미라클메디특구, 대장홍대선 등으로 주변 여건이 크게 달라진 데다 마곡 개발로 기존 계획구역이 공간적으로 끊기면서 재정비 필요성이 커졌다.
가장 큰 변화는 건축물 용도 규제다. 그동안 이 일대는 상업·주거지역에 비주거용도 비율을 따로 적용하고 공동주택을 제한해 왔다.
앞으로 상업지역은 지구단위계획의 별도 기준을 없애 관련 조례를 따르게 하고, 주거지역 비주거비율은 아예 폐지한다. 공동주택도 불허용도 목록에서 빠져 달라진 주택 수요를 담을 수 있게 됐다.
획지계획 역시 실제 개발 여건과 토지 소유 관계에 맞춰 다시 짠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획지계획과 공동개발 지정은 조정하고, 공동개발은 토지주 자율에 맡기는 쪽으로 유도한다.
인센티브 구조와 용도지역별 기준·허용용적률도 손봤다. 문화시설처럼 지역에 모자란 시설을 들이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항목을 추가했다. 시는 미라클메디특구, 등촌택지개발지구 등 인접 지역과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공항대로변과 지하철역 주변 등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공간에는 그늘 보행권 지침이 마련된다. 건물이나 나무 그늘이 부족한 구간, 교차로와 지하철 출입구 주변을 중심으로 수목·조경과 차양시설을 배치해 그늘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안승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