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2000억 자금 확보한 홈플러스… 영업 정상화까지는 험로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홈플,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
회생절차 재개 최소한 기반 마련
긴급자금 체불 임금에 우선 활용
공급망 복원 등 후속 작업 남아
신규 투자자·인수자 확보가 관건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고 회생절차 재개에 나서기로 했지만,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자금이 실제 집행되기까지 회생절차 재개와 대출 실행에 필요한 후속 절차가 남아 있고, 협력업체와 거래 복원에도 시간이 필요해 영업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은 지난 1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총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대출하는 안을 승인했다.

■ MBK·메리츠·노조 합의… 회생 재개 기반 마련

대출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이뤄진다. 김 회장이 2000억원 규모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메리츠금융도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이번 합의에는 마트산업노동조합과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도 참여했다. 노조는 홈플러스의 구조혁신안에 포함된 37개 점포를 폐점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데 협조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이 과정에서 확보한 재원을 상품 매입 등 영업 정상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자금을 확보하면서 즉시 항고와 회생절차 재개를 위한 최소 요건은 갖췄다. 즉시 항고가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재판부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 회생절차가 재개되면 절차 최종 만기일은 오는 9월 4일이다.

메리츠금융이 대출을 승인했다고 해서 2000억원이 즉시 홈플러스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대출 실행에 필요한 절차가 마무리돼야 긴급운영자금이 집행된다. 자금이 투입되면 체불임금과 미지급 상품대금 지급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확인한 홈플러스의 6월 분 체불임금은 333억원이다.

■상품 공급망 복원이 관건…영업 재개는 8월 전망

2000억원은 홈플러스가 당장의 파산 위기를 넘기고 영업을 재개하기 위한 긴급운영자금이다. 자금이 집행되더라도 상품 공급망 복원과 점포 영업 정상화까지는 후속 작업이 남아 있다.

자금난이 장기화되면서 상당수 협력업체가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축소했고,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대형마트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대금 지급이 지연된 협력업체들과 거래를 재개한 뒤 상품 발주와 입고 일정을 다시 조율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긴급운영자금 집행 시점과 협력업체의 납품 재개 상황 등을 토대로 점포별 영업 정상화 일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000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은 체불임금과 미지급 상품대금, 점포 운영비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비용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영업 정상화 이후까지 버틸 수 있는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다음 과제로 꼽힌다.

장기적인 회생을 위해서는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규 투자자나 인수자를 찾는 한편 구조혁신안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 향후 회생계획안에 대한 주요 채권자의 동의를 끌어내는 것도 회생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2000억원 조달로 회생절차를 다시 이어갈 기반은 마련됐지만 자금 집행과 상품 공급, 영업 정상화까지는 추가 절차가 남아 있다"며 "협력업체와 거래를 복원하고 추가 유동성과 인수자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회생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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