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이틀째 연기… 창고 가득 쌓인 가연성 생활용품이 진화 방해

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연면적 30만㎡에 미로 같은 구조
선반 무너지며 통로 폭도 좁아져

이틀째 연기… 창고 가득 쌓인 가연성 생활용품이 진화 방해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쿠팡물류센터에서 18일 시작된 불이 이튿날까지 꺼지지 않으면서 소방 당국이 이틀에 걸친 진화 사투를 벌였다.

국가소방동원령 아래 장비 221대와 소방관·경찰관 575명이 투입되고 방수량을 대폭 끌어올리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까지 가동됐지만, 발생 31시간이 지난 19일 오후까지도 완진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난 2021년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소방관이 목숨을 잃은 지 5년 만에 쿠팡에서 재발한 대형 화재다.

19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불은 지난 18일 오전 6시54분께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6층에서 발생해 7층으로 번졌다.

당국은 대응 1단계와 2단계를 잇따라 발령한 데 이어 인근 8개 시도의 인력·장비를 끌어오는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내렸고, 19일 오전 3시14분부터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전격 가동했다. 진화에 필요한 소방용수는 SK인천석유화학 유수지에서 공급받았다.

헬기가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물을 쏟아부었으나 19일 오후까지 검은 연기가 외부로 계속 새어 나왔다. 다만 확산 차단 작업으로 6·7층 외 다른 층으로는 불이 번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화가 더딘 것은 창고 내부 사정 탓이 크다. 3단 선반(랙) 구조의 대형 창고에 생활용품을 비롯한 가연물이 잔뜩 쌓여 있는 데다, 연면적이 29만9000㎡에 달할 만큼 넓고 구조도 미로처럼 얽혀 있어서다. 검은 연기로 시야까지 막혀 소방대원들은 진입 자체에 애를 먹었다. 섣불리 들어갔다가 길을 잃으면 곧바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화재 발생 당일에는 소방관 2명이 탈진과 연기흡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바닥 면적이 넓은 데다, 무더위 상황으로 소방대원이 한번 움직이는 데도 큰 어려움이 있다"며 "창고 내부 선반(랙)이 무너지면서 통로 폭이 좁아져 그사이를 진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소방동원령은 한 지역의 소방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소방청이 전국 시도의 인력과 장비를 끌어모으는 최고 수위의 동원 조치다. 통상 관할 소방서가 총출동하는 대응 1단계, 인접 소방서까지 더해지는 2단계를 거쳐 시도 경계를 넘는 동원령으로 이어진다.

한편 연기가 주변으로 퍼졌으나 대기 오염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현장 인근 석남측정소에서 18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잰 미세먼지(PM10) 농도는 평균 16㎍/㎥로, 국내 대기환경기준(24시간 평균 100㎍/㎥)은 물론 올해 상반기 인천 평균 43㎍/㎥보다 낮았다.

연구원은 다른 유해물질 확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인근 3곳에서 추가 측정에 들어갔다. 연구원 관계자는 "화재 현장 반경 4㎞ 지점의 대기환경 관련 측정값 중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른 수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방수로 인한 하천 오염 가능성도 낮게 봤다. 홍준호 인천시 시민안전본부장은 "차집시설을 통해서 정화되므로 공공수역이 오염될 가능성은 없다"며 "(인근) 가좌하수처리장 처리 용량에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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