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넘어 구조개혁으로…진화하는 행동주의펀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전략서
이사회 독립성 확보로 초점 이동
얼라인·트러스톤 등 공개 압박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의 전선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넘어 '독립이사회'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금융지주에 독립이사회 체제 도입을 요구한 데 이어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태광산업 이사회에 "경영진의 거수기에서 벗어나라"고 공개 압박하면서다. 기업가치 제고의 출발점을 더 이상 배당정책이 아닌 이사회 구조 개편에서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은 그동안 저평가 기업을 상대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하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이 지속되려면 이를 결정하는 이사회 자체가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는 논리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제 얼라인파트너스는 전일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에 독립이사회 체제를 제안하며 양사 합병 시너지 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해 이목을 끌었다. 같은 날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태광산업 공개주주서한에서 "독립이사회가 경영진 견제 역할을 입증해야 한다"며 30일 내 공개 답변을 요구했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단순히 배당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예전 행동주의가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결과를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의사결정 구조를 먼저 바꾸자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독립이사회는 향후 국내 행동주의의 핵심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독립이사회 논의는 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일반 상장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맞물려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행동주의 캠페인의 성패 역시 배당 규모보다 이사회 독립성 확보 여부가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독립이사회 강화가 행동주의 펀드와 경영진의 대립을 키우기보다 기업가치 제고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올림푸스는 회계부정 이후 사외이사 중심의 독립이사회를 구축한 뒤 의료기기 중심 사업 재편과 자본효율 개선을 추진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최근 일본에서도 행동주의 캠페인이 급증하고 있지만 초점은 배당 확대를 넘어 이사회 독립성과 자본배분 체계 개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