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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베어허그,‘떠보기 압박’ 거를 장치 필요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본시장법 개정안 업계 우려
‘보나파이드 오퍼’ 법적기준 없어
기업 경영권 방어수단 마련해야

'한국형 베어허그(Bear Hug)' 도입을 앞두고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보나파이드 오퍼(Bona Fide Offer·진지한 인수제안)'에 쏠리고 있다. 인수제안을 받은 상장회사 이사회에 공시와 검토 책임을 부과하면서 정작 어떤 제안을 실제 인수 의사가 있는 제안으로 볼지에 대한 기준은 법안에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자금조달 능력이나 인수 의사가 불분명한 제안까지 기업을 움직일 수 있다면 베어허그가 M&A 활성화 수단을 넘어 경영권 압박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시행령에 담길 '보나파이드' 기준이 제도의 안전판으로 지목되는 배경이다.

10일 법무법인 율촌이 내놓은 '한국형 베어허그 법안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발의 전 거론됐던 보나파이드 오퍼의 판단 기준이 법률 조문에 직접 규정되지 않았다. PBR 0.5배 미만 등 적용 대상 기준도 빠졌다. 율촌 측은 이들 요건이 '주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개매수'와 인수제안의 범위 등과 함께 향후 대통령령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수제안을 받은 상장사 이사회는 제안 내용과 검토계획을 공시하고, 독립적·전문적 절차를 거친 판단 결과와 이유도 공개해야 한다. 공개매수에 대한 이사회 의견표명도 일정 요건에서 의무화된다.

기업 입장에선 그보다 앞단이 중요하다. 실제 자금력을 갖춘 인수자의 제안과 주가 또는 경영진 압박을 목적으로 한 제안을 어디서 구분하느냐다. 보나파이드 문턱이 낮으면 인수 의사의 진정성이 떨어지는 제안에도 이사회가 검토와 공시 절차를 가동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국내 기업은 미국과 달리 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수단'이 제한적이다. 인수자는 높은 프리미엄을 공개해 이사회를 압박할 수 있지만 대상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방패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율촌은 "개정안 통과 시 기업들이 인수제안 접수와 공시 여부를 판단하는 내부 절차는 물론, 이해상충 우려가 있을 경우 독립이사 중심의 특별위원회와 독립적인 재무·법률자문 절차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또 다른 M&A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처럼 다양한 경영권 방어수단이 허용된 시장이 아니다"라며 "공격수단을 강화한다면 시행령에서 허수성 인수제안을 걸러낼 문턱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형 베어허그의 다음 쟁점은 '누가 기업에 답을 요구할 자격이 있나'로 좁혀질 수 있고, 이사회에 답변 의무를 지운 만큼 인수자에게도 그에 걸맞은 진정성을 요구해야 한다"라며 "'보나파이드'가 기업의 첫 방어선으로 떠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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