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최태원 "내년 메모리 수요 50% 이상 증가… 美에도 팹 지어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
수급 아비규환… 빠른 증설 필요
용인반도체 용수·전력 아직 미비
성과급 논란에 "좀 더 지켜봐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조은효 기자】 "'아비규환'이라는 말까지 써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메모리 반도체 수급난에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최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 상황을 설명하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공급에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은 거의 늘지 않는 반면, 메모리 칩 수요는 최소 50~60% 이상은 증가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국내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더불어 미국에서도 반도체 팹(공장)을 구축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 등 전 세계 입지 놓고 검토 중

최 회장은 반도체 확보 문제가 국가안보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금은 압력을 가하는 곳이 기업이지만 앞으로는 다른 나라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현재 국내외에서 새 반도체 공장을 위한 최적의 입지를 찾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서 빠른 속도로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으며,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지어보려는 것이 지금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남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가능하다면 지어야 한다고 본다"며 "전 세계를 다 찾아서 어디가 제일 좋고 빠르고 크게 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를 가려서 빨리 짓는 게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처럼 됐다"고 말했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미 투자를 요구한 상태다. 정부 역시 속도전으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인 클러스터도 전기·용수 미비"

최 회장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을 둘러싼 관치 논란에 대해선 "조건이 충분한지를 계속 따지겠지만, 대한민국에 필요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다른 곳은 저희도 못 찾고 있다"며 "인프라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고, 이것을 잘해 주시면 우리는 거기다 짓겠다는 단순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당초 2045년에서 12년 앞당기기로 한 것에 대해선 "우리 내부에서도 '소화해 내는 게 그렇게 쉬운 얘기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라며 "용인 역시 용수와 전력이 아직 미비하며, 나아가 중대재해 등 안전문제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반도체 '속도전'을 위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선 "메가특구를 만들어서 지방으로 가면 52시간제 유예를 검토한다고 들었다"며 "사업주는 52시간제를 지켜야겠지만 근로자가 더 하겠다면 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되지 않나. 자유의지를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과급, 이해관계자 이익침해? 손대야"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에 대해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보진 않는다.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어 "구성원의 행복이 스테이크홀더(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그 문제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100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에 대해서는 고객사 및 인프라 확보, 자금조달 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했다. 최 회장은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는 건 이미 고객이 있다는 이야기다. 파이낸싱 조건으로서 최소 5년 최장 15년짜리 장기계약이 존재해야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이야기한다"며 "고객도 찾아오고 장비와 땅, 전력도 다 매칭됐을 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건설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전기화 사회로 가는 거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는 것 같다. 이를 위해 원전부터 모든 기저 발전은 다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개선이 필요한 제도에 대해 "우리 제도는 가난하면 뭔가 줘야 하고 부자는 증세를 해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며 "중소기업·중견기업이 더 이상 커지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성장 동력과 동기가 어디서 나오나"라고 우려했다.

고용노동부가 제안한 AI 초과이익 배분론에 대해서는 "저희가 내는 세금으로 정부가 알아서 하는 데는 아무 토를 달 이유가 없다"면서도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겠지만, 그게(초과이익 배분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개념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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