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메모리 가격은 비정상"…최태원도 놀란 반도체, SK하이닉스는 왜 43% 빠졌나 [증시는 왜]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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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0193T0),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0195S0)

최태원 "메모리 가격 떨어져야"…업황은 좋은데 SK하이닉스는 43% 급락
2022년 적자기와 같은 낙폭 "실적보다 주가가 더 빠진 과매도"
AI 투자 확대·빅테크 실적이 분수령
외국인 리밸런싱에 레버리지 충격 겹쳐 "수급 정상화 관건"

최태원 회장이 17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이 열린 제주신라호텔에서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와 'AI가 가져올 미래와 한국경제의 성장 담론'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제공
최태원 회장이 17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이 열린 제주신라호텔에서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와 'AI가 가져올 미래와 한국경제의 성장 담론'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메모리 가격은 떨어져야 한다.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내놓은 진단이다.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2022년 메모리 불황 때만큼 빠졌는데…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SK하이닉스의 장중 저가 기준 최대 낙폭(MDD)은 고점 대비 4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메모리 업황 침체로 실적이 악화돼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던 시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D램 현물가격은 최근 일주일간 평균 2%, 한 달 전보다 7% 상승했다. 또 D램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는 7월 들어 약 45억달러(6조7000억원), 최근 5거래일에만 24억달러(약 3조6000억원)가 순유입됐다.

하나증권 이재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이번 주가 조정을 두고 "실적보다 주가가 더 많이 빠진 과매도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알파벳과 메타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거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많을 경우 글로벌 반도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빅테크 실적 시즌에서 AI 투자 지속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알파벳이 매출 기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을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후 한 달간 평균 11%, 17% 상승했다. 반대로 기대를 밑돌 경우 평균 수익률은 각각 2%, -3%에 그쳤다.

■43%→61% 치솟은 반도체 비중, 최근 55%로 낮아져
단기적으로는 업황보다 수급 변화가 주가를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반도체 약세의 배경으로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지목했다. AI 투자 열풍으로 글로벌 증시에서 반도체 비중이 역사적으로 높아지자 일부 자금이 금융 등 다른 업종으로 이동했고,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스피200 내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4월 43.0%에서 6월 61.1%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55.5%로 낮아졌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나빠졌다기보다 높아진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리밸런싱이 마무리돼야 수급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6%, 다음날 -6%…변동성이 반도체 흔들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하루 6% 안팎 급등한 뒤 다음 거래일 5~9%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반복했다. 기업 실적보다 투자심리와 수급 변화가 시장을 좌우하는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시장 충격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일제히 30% 이상 급락했다.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20%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거래대금은 각각 20조5000억원, 8조5000억원에 달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9일 한 방송에 출연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폐지 자체가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도 "어떻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지 추가로 당국과 자산운용사, 증권사들이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정의 핵심은 업황 악화보다 주가가 앞서 급락했다는 점"이라며 "D램 가격 상승과 AI 투자 확대라는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이 확인되고 외국인 리밸런싱과 레버리지 상품발 매매 충격이 완화돼야 주가와 실적 간 괴리도 점차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김용범 정책실장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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