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 1년 뒤 대폭등했다"...'키미 K3', 삼전닉스에 충격일까 호재일까
[파이낸셜뉴스] 중국발 인공지능(AI) 충격이 18개월 만에 글로벌 증시를 다시 흔들고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공개한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형) 모델 '키미(Kimi) K3'가 미국 기술 우위에 대한 의문을 재점화하면서다. 시장에서는 2025년 초 '딥시크 쇼크'를 연상시킨다는 평가와 함께,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을 두고 위기론과 기회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0일 오후 1시 16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3.68포인트(4.75%) 내린 6496.6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65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5.20% 내린 24만1750원에 거래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174만원대까지 급락했다가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며 4.45% 내린 17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6~17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를 충격한 키미 K3의 여파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지난 17일 제헌절로 휴장한 가운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6일 4.3%, 17일 1.6%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17일 각각 4.0%, 6.5% 내렸다.
지난 2025년 1월 27일, 반도체 시장을 덮친 딥시크 쇼크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당시 중국 딥시크의 저비용 AI 모델 등장으로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16.97% 폭락하며 시가총액 5890억달러가 증발했다. 키미 K3 역시 공개 이후 엔비디아·브로드컴·AMD 등 AI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고점 대비 20% 넘게 밀리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다만 SOX의 조정은 키미 K3 공개 이전부터 누적돼온 만큼, 조정의 유일한 원인이라기보다는 이미 흔들리던 투자심리에 방아쇠를 당긴 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딥시크가 불러온 충격이 '저비용'에서 기인했다면, 키미 K3는 성능 자체로 미국을 위협하는 결과를 내놨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AI 성능 분석업체 '아티피셜 어낼리시스' 평가에 따르면 키미 K3의 지능 지표는 57점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5(60점), 오픈AI의 GPT-5.6 솔 맥스(59점), GPT-5.6 솔 엑스하이(58점)에 이어 현존 AI 모델들 중 4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딥시크 쇼크 때와 비교하면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당시 코스피는 AI 랠리의 변방이었지만, 지금은 AI 슈퍼사이클의 중심에 위치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사상 최고 수준의 신용융자라는 증폭 장치까지 깔려 있어, 같은 충격에도 시장의 반응 폭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키미 K3 공개 이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보인 데는 고성능 모델의 무료 개방으로 AI 개발·서비스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작용했다. 그러나 개방형 AI의 확산이 장기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키미 K3가 무료로 공개되더라도 이를 실제로 구동하려면 상당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오픈웨이트 확산으로 AI 활용 비용이 낮아지면 전체 AI 사용량이 폭증하고, 이는 추론용 GPU와 HBM, 범용 메모리 수요의 장기 확대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반도체 전문 분석기관 세미애널리시스는 지난 18일 "키미 K3의 선형 어텐션(KDA)이 엔비디아나 HBM, DRAM, 네트워킹 등에 부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며 "제본스의 역설에 따르면 AI의 효율성을 높일수록 AI의 보급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는 결국 GPU와 HBM, DRAM 및 네트워킹 자원의 수요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중국 AI는 위협적이지만 아직 증명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중국 AI가 미국 선두 업체를 장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 AI 역시 학습과 서비스에는 결국 GPU와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