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겠다며 대출은 막는다"…국토위 국감, 서민·청년 주거난 정조준할까
국회입법조사처 "공급 확대·대출규제 엇박자"
전세 마르고 월세는 굳어지는 현실 지적
청년 전세사기 비중은 오히려 늘어
[파이낸셜뉴스] 다음달 6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의 정합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가 주택공급 대책과 대출 규제 정책 사이의 충돌, 전월세 시장 불안 및 전세사기 대책 등을 주요 쟁점으로 꼽아 눈길을 끈다.
공급은 확대하되 대출은 죄는 정책 조합의 정합성, 공적 주택 공급이라는 중장기 해법과 당장 급한 전월세 매물난 사이의 시차, 그리고 반복되는 청년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근본 대책 부재가 이번 국감에서 국토교통부를 향한 핵심 추궁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27일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정부가 답해야 할 올해의 질문'에서 국토교통부를 향해 "수요가 있는 곳에 집을 짓겠다면서, 같은 자리에서 사는 길은 막는 구조"라며 "현재 주택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대출 규제 정책과 충돌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는 2025년 6월 이후 대규모 공급 확대와 강력한 대출 규제를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다. 6·27 대출규제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대출을 전면 금지했으며, 9·7 대책에서는 2026~2030년 서울·수도권에 착공 기준 총 135만호(연간 27만호) 공급을 발표했다.
이어 10·15 대책에서는 규제지역 내 아파트·연립·다세대 단지에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을 동시 지정하는 '3중 규제'를 도입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스트레스 금리도 1.5%에서 3.0%로 올렸다.
문제는 공급 확대 대상지와 대출 규제 대상지가 대부분 겹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정부는 서울・수도권과 도심 핵심입지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바로 그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 규제지역 지정,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급은 수년 뒤에야 시장에 도착하는 반면 대출 규제는 발표 즉시 작동한다는 시차 문제를 짚으며, "실수요자가 정책의 수혜자라면서 정작 실수요자가 가장 먼저 영향 받는 금융 경로부터 규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전월세 대란 역시 피해갈 수 없는 문제로 지적됐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6년 5월 누계 기준 월세거래량 비중(보증부월세·반전세 포함)은 68.6%로 전년 동기 대비 7.6%포인트(p) 늘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2022년 51.9%에서 2023년 55.5%, 2024년 57.8%, 2025년 61.0%, 2026년 68.6%로 매년 상승세다.
비(非)아파트의 월세화는 더 심각해 2026년 전국 기준 80.9%에 달한다.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전세대출 규제 강화, 보증금 미반환 공포에 따른 임차인의 안전 선호,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에 따른 임대인의 현금흐름 우선 선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정부는 2025년 이후 별도의 종합 전월세 대책 없이 주택공급·공공임대·청년지원을 통해 임대차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정부는 공공임대와 공적주택 확대를 전월세시장 안정의 핵심 해법처럼 말하고 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향후 6개월~1년 내 수도권 시장에서 체감되는 매물 증가"라며 "시차와 실효성 면에서 큰 결함이 있다"고 짚었다.
또 "정부는 저소득층・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공적 임대주택의 확충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제 수도권 전월세시장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시장 매물의 급감'과 '가격 급등'"이라고 짚었다. 정부가 전월세 문제를 복지정책의 연장선으로만 접근하고 주택시장 자체의 공급 위기로는 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6년 6월 말 기준으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돼 지원받은 건수는 3만9669건에 달한다. 문제는 이 중 40세 미만 청년층이 3만128건으로 전체의 75.95%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2024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전체 피해 증가분 2만48건 가운데 78.21%(1만5680건)가 40세 미만 청년층에서 발생했다. 20대(20세 이상 30세 미만) 피해가 1만86건, 30대(30세 이상 40세 미만) 피해가 2만38건으로, 20·30대를 합치면 3만124건에 달한다.
입법조사처는 "전세사기 피해가 청년층에 계속 집중되고 있다"며 이를 일반 임대차 피해가 아닌 청년 주거 안정의 구조적 위기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 증가분의 약 78%가 청년층에서 발생했음에도 정부 대책이 청년층 맞춤형으로 재설계되지 않고 있다며, 청년층 피해 비중·신규 피해자 건수·고위험 계약 차단 건수·보증금 회수율 등에 대한 구체적 정량 목표 제시를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