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90달러 돌파…휴전 깨진 이란전쟁, 세계경제 다시 흔든다
호르무즈 긴장 고조에 공급망 비상 미·이란은 보복 공습 악순환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한 달여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물가에도 다시 비상이 걸렸다.
19일(현지시간) 브렌트유 9월물은 장중 전 거래일보다 3% 넘게 오른 배럴당 90.8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6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85달러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공급 불안이 지속되면 원유뿐 아니라 석유화학 제품과 운송비까지 연쇄적으로 오르면서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유가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황도 다시 악화하고 있다. 미군은 이날 이란을 상대로 9일 연속 공습을 실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군사 지휘시설과 방공망, 해안 감시시설 등을 약 3시간 동안 타격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월드컵 결승전 관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밤에도 이란을 강하게 타격했다"며 "최근 전사한 미군 장병들을 기리기 위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군사적으로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며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요르단과 이라크에서 미군 3명이 잇달아 숨지면서 미국은 보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전쟁 이후 공식 확인된 미군 사망자는 모두 17명으로 늘었다.
이란도 맞대응에 나섰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2척이 폭발했다고 주장하며 "미군의 불법 개입이 계속되는 한 석유와 가스의 해협 통과는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해사기구(UKMTO)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서 선박 화재가 발생했다는 군 당국의 정보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휴전과 종전 협상은 무력화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의 보복이 확전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고, AP통신도 양국이 서로의 '레드라인'을 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계속될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류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의 최대 불안이 점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