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헌법 무시한 내란 성격"… 野 "대법원장 제청권 침해"
'재제청 거부' 후폭풍 확산
與, 국정조사·특검까지 거론
조희대, 하루 만에 또 입장문
"제청 절차적 흠결 수긍 못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면서 여야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결정을 내란적 성격으로 규정하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맞섰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거부' 하루만인 23일 또 입장문을 내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에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수긍하기 어렵다"며 청와대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간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공식 유튜브 '민티07'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대해 "본질적인 내란적 성격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대법원장이 이렇게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대통령과의 권력 다툼 놀이를 하는 것은 유례가 없다"며 "희대의 내란 잔불"이라고 주장했다.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조 대법원장 탄핵론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김 대표는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설명과 설득의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회에서의 여러 질의, 국정조사도 있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문제가 있으면 특검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 대표를 동시에 겨냥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과 김민석 '환장의 콜라보'"라며 "정책이란 정책은 모두 실패했다. 결국 꺼내든 도돌이표 카드가 내란"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두둔하며 화살을 청와대로 돌렸다.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 자체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이 이미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후보를 바꿔 오라고 명령할 권한은 없다"면서 "대통령은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즉시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사법부 겁박이라고 반발했다.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거부' 하루만인 이날 청와대 입장을 반박하는 언론공지를 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가 대법관 재제청을 요청하면서 "손봉기 후보자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한 것에 대한 공식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재제청 요청 공문에는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며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돼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청와대가 재제청 요청의 구체적인 사유와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헌법적 근거에 의문이 있는 이상 본인으로서는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이 국정조사와 특검 등 추가 대응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야당이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엄호하면서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충돌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