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산역 내리자 상어 구경부터…하루 10만명 우르르, '부캉이 콘서트'[르포]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평소 2000명 찾던 북항에 50배 인파
주차장 만차에 편의점 매출도 50% 껑충
보조배터리 8배↑…지역상권 '부캉이 특수'
상어 보러 왔다 북항 관광까지, 원도심 연계 기대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수로에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난간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수로 건너편까지 인파가 이어지며 북항 일대가 상어를 보려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사진=김경민 기자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수로에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난간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수로 건너편까지 인파가 이어지며 북항 일대가 상어를 보려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사진=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김경민 기자】추석인 지난 25일 부산역에서 내린 귀성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으로 이어졌다. 고향을 찾은 가족들은 기차에서 내려 짐을 든 채 북항으로 향했고, 아이 손을 잡고 '상어 구경'에 나선 이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역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친수공원 주차장도 차량으로 가득 찼다. 빈자리를 찾는 차들이 계속 들어오면서 북항 일대는 평소와 다른 명절 풍경을 연출했다.

수로 주변으로 다가가자 인파는 더 빽빽해졌다.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휴대전화를 손에 든 사람들이 난간을 따라 늘어섰다. 잠잠하던 수면 위로 검은 등지느러미가 모습을 드러내자 "나왔다", "저기 있다"는 외침과 함께 수십개의 휴대전화가 일제히 한쪽을 향했다. 상어가 다시 물속으로 사라지자 사람들은 찍은 영상을 돌려보며 다음 등장을 기다렸다.

지난 18일부터 이곳에 머물고 있는 길이 약 3.5m의 상어 '부캉이'가 부산 북항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하루에만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다. 상어를 보러 온 사람들은 기다리는 동안 친수공원을 걷고 바다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었다. 부산역 코앞에 있으면서도 관광객에게 상대적으로 낯설었던 북항이 뜻밖의 상어 한 마리 덕분에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 '부캉이'가 헤엄치고 있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연휴 기간 북항에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촬영=김경민 기자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상어 '부캉이'가 헤엄치고 있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연휴 기간 북항에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촬영=김경민 기자

평소 2000명 오던 북항에 하루 10만명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24일 북항 친수공원 방문객은 약 10만2000명에 달했다. 평소 휴일 방문객 약 2000명의 50배 수준이다. 25일에도 가족 단위 방문객이 몰리며 수로 주변은 상어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추석을 맞아 부산을 찾았다가 상어 소식을 듣고 친수공원을 찾았다는 방문객도 적지 않았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방문객은 "부산역에 내려서 가족들과 어디를 갈까 하다가 상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왔다. 아이들이 실제로 상어를 볼 수 있다고 하니 꼭 가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부산 시민들에게도 북항은 의외로 낯선 공간이었다. 한 시민은 "부산에 살면서도 북항 친수공원은 처음 와봤다"며 "상어 때문에 왔는데 생각보다 공원도 넓고 바다 보면서 걷기 좋다"고 했다. 상어를 기다리며 보도교를 걷거나 부산항대교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방문객도 많았다.

부산 북항은 2008년부터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돼 왔지만 외지 관광객에게 해운대나 광안리만큼 친숙한 곳은 아니었다. 부산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관광객을 친수공원까지 끌어들일 계기가 부족했다.

부캉이가 등장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방문객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또 다른 방문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북항이라는 공간 자체가 자연스럽게 전국에 노출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갑자기 몰린 인파로 주차장과 주변 도로가 차량으로 가득 차면서 부산시는 대중교통 이용을 요청하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수로 주변 출입도 통제하고 있다.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 상어 '부캉이'를 보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렸다. 왼쪽부터 부산역에서 친수공원으로 향하는 인파, 공원으로 이어지는 보행로를 가득 메운 방문객, 차량으로 붐비는 북항 일대 도로, 차량으로 가득 찬 주차장 모습. 사진=김경민 기자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 상어 '부캉이'를 보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렸다. 왼쪽부터 부산역에서 친수공원으로 향하는 인파, 공원으로 이어지는 보행로를 가득 메운 방문객, 차량으로 붐비는 북항 일대 도로, 차량으로 가득 찬 주차장 모습. 사진=김경민 기자

편의점 매출 50% 뛰었다…지역상권도 '부캉이 특수'

사람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상어가 화제가 된 지난 19~20일 친수공원 인근 점포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보다 48.6% 증가했다.

특히 상어를 촬영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는 방문객이 늘면서 보조배터리 매출은 815.5% 급증했다. 현장에 장시간 머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즉석조리식품 매출도 166.2% 늘었다.

상어를 활용한 이색 소비도 생겼다. 부산 동구 지역 CU에서는 죠스바와 고래밥, 아기상어 관련 상품 매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지역 기업들도 부캉이를 활용한 SNS 콘텐츠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상어가 하나의 지역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부산 동구도 한복을 입은 상어 캐릭터를 만들어 추석 이벤트에 활용했다. 북항을 찾은 관광객을 초량이바구길과 부산포개항가도, 초량차이나타운 등 주변 관광지로 유도하는 스탬프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친수공원에 집중된 방문객을 부산역과 원도심까지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를 따라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몰린 시민과 관광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수로 주변은 물론 보행교까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김경민 기자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를 따라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몰린 시민과 관광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수로 주변은 물론 보행교까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김경민 기자

10만명 몰린 북항…원도심 관광까지 잇는다

부캉이의 등장으로 북항의 관광지로서 가능성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KTX 부산역에서 친수공원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데다 초량과 차이나타운 등 원도심 관광지가 인접해 있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동부산에 집중된 관광객의 동선을 부산역과 북항 일대로 넓힐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부산시와 동구 등은 이번 방문객 증가를 주변 관광지와 연결하는 데 나서고 있다. 특히 북항에서 초량이바구길과 차이나타운 등으로 이동하도록 관광 콘텐츠를 연계하면서 상어로 시작된 관심을 원도심 관광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부캉이는 지난 18일 처음 발견된 뒤 25일까지 8일째 북항 수로에 머물고 있다. 당국은 연휴 동안 상어가 스스로 수로 밖으로 빠져나가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연휴 이후에도 계속 머물 경우 국립수산과학원과 해경, 부산항만공사 등이 상태를 확인한 뒤 구조 여부와 방법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가 끝날 때까지 북항의 '상어 구경' 인파는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시와 관계기관은 방문객 증가에 대비해 현장 안전관리와 교통 통제를 이어갈 방침이다.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서 상어 '부캉이'를 기다리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수로 주변을 빼곡히 둘러싸고 있다. 수로를 따라 인파가 길게 이어지면서 평소 한적했던 친수공원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김경민 기자
추석인 25일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에서 상어 '부캉이'를 기다리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수로 주변을 빼곡히 둘러싸고 있다. 수로를 따라 인파가 길게 이어지면서 평소 한적했던 친수공원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김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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