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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시아에 반격, 모스크바 드론 400대로 공습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도모데도보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도모데도보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해 400기가 넘는 드론을 발사하며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번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탄도미사일 폭격을 퍼부은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진 것으로 러시아 시당국이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새벽 사이 우크라이나 드론 400여기가 수도를 향해 날아왔으며, 대부분은 외곽에서 격추되었고 85기가 모스크바 인근에서 요격되었다고 발표했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이번 공습으로 주민 1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수십 채의 주거용 건물과 민간 인프라 시설이 파손되었다고 전했다.

공습의 여파로 모스크바 남쪽 약 30km 지점에 위치한 '유즈니에 브라타' 산업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도모데도보 지역 책임자인 예브게니야 흐루스탈레바가 밝혔다. 또한, 독립 언론 아스트라는 모스크바 남쪽 20km 거리의 포돌스크 석유 저장소도 공습을 받아 불길에 휩싸였다고 보도했으나 이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공식 확인은 나오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 지역의 물류 시설과 석유 저장소를 타격했다고 인정하며, 이와 함께 서방의 제재를 피해 석유를 운반하던 러시아의 이른바 유령 선단 선박 2척과 흑해에 있던 벌크선 4척을 격추,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벨고로드주의 셰베키노 지역에서는 승객들이 탑승한 버스가 드론에 맞아 여성 4명과 소년 1명 등 총 5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알렉산데르 슈바예프 주지사 대행이 전했다. 양측의 교전 주장에 대한 제3자의 독립적인 사실 확인은 즉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기술은 전쟁을 거치며 크게 진화해, 영토가 넓어 완전한 방어가 불가능한 러시아에 심각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 석유 시설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연료 부족을 유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치적 모욕을 안겨왔다. 지난 5월 러시아 국방부는 하루 동안에만 우크라이나 드론 1054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이나 순항미사일보다 요격이 훨씬 까다로운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해 서방 정부에 정교한 요격 시스템 지원을 호소하는 사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취약점을 노려 탄도미사일 공습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음속보다 빠르게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단 몇 분 만에 키이우에 도달하기 때문에 민간인들이 대피소로 숨을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다.

러시아의 이 같은 무차별 폭격으로 전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7월 들어 현재까지 발사한 탄도미사일 수가 러시아의 월간 미사일 생산량을 넘어섰다"며 "러시아가 드론보다 성공률이 높은 탄도미사일 공습 빈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축분까지 꺼내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상이 사실상 멀어진 가운데, 양측의 보복성 공방전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단행된 개각으로 촉발된 극심한 국내 정치적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이날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개각은 전쟁 수행 방식을 둘러싸고 군부의 '구세대 주류'와 '젊은 혁신가'들 사이의 깊은 갈등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5세의 미하일로 페도로프 국방장관을 경질하는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소련식 군사 교육을 받은 60세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유임시킨 선택이 향후 대러 항전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임을 국민들에게 증명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실제로 개각 이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는 페도로프를 지지하고 시르스키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거리 시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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