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제어 1년새 3배로…기후부, 전력감독원 신설 토론회
전력시장 참여자 19개사→8000개…감시 사각지대 우려
정책-심의·의결-조사·감독-집행 4단 거버넌스 구상
하반기 전기사업법 개정 추진…22일 국회서 4번째 토론회
[파이낸셜뉴스]전력 시장을 전문적으로 감독할 '전력감독원' 신설을 놓고 정부와 국회가 공감대 형성에 나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박지혜·서왕진 의원실과 공동으로 '전력 거버넌스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하반기 전기사업법 개정 논의에 앞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자리로, 지난 4월과 5월에 열린 세 차례 토론회에 이어 네 번째다. 정부는 지난 6월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 전력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전기국가(electro-state)'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부는 전기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로 세 가지를 짚었다. 먼저 태양광·풍력 등 분산자원과 AI데이터센터 같은 대규모 부하가 동시에 늘면서 전력계통 기술기준(그리드코드)의 선제적 정비가 필요해졌다. 전력시스템의 주력 전원이 동기발전기(회전체)에서 인버터(전력전자장치)로 옮겨가는데도 규범 체계는 과거 틀에 머물러 있어, 출력제어 횟수는 2024년 27회에서 2025년 82회로 3배, 제어량은 12.4GWh에서 109.4GWh로 9배 늘었다.
전력시장 감시 체계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력시장 참여자는 2001년 19개사에서 2026년 8000여 개로 늘었고, 시장을 거치지 않고 한국전력과 직접 거래하는 설비(한전 PPA)도 18만 개를 넘어섰다. 직접전력계약, 구역전기사업, 통합발전소(VPP), 분산에너지특구 등 새로운 거래 형태까지 등장했지만 감시 조직은 전력거래소 내 소규모 인력에 그쳐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다. 전력 데이터 관리 체계도 기관마다 정의·분류체계와 공개 방식이 제각각이라 통합·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구상하는 전력감독원의 역할은 그리드코드의 선제적 개선과 이행 감독, 전력시장 불공정행위 감시·시장제도 평가, 전력 데이터 관리·공개 체계 운영 세 가지다. 이를 통해 정책(기후에너지환경부)-심의·의결(전기위원회)-조사·감독(전력감독원)-집행·운영(전력거래소·한전)으로 이어지는 4단 구조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송승호 광운대 교수는 국내 그리드코드가 개정·적용 시점 불일치와 모호한 처벌 규정으로 실행력이 부족하다며 전문 규제기관 중심의 관리 체계를 제안하고, 정구형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해외 사례를 짚으며 독립 규제기관 설립과 송전·배전계통운영자 협조 체계 구축을 강조한다. 김지효 KAIST 교수는 분산된 공개 채널과 불명확한 책임 범위 문제를 짚고 면책·오류정정 원칙을 갖춘 '관리된 공개' 체계로의 전환을 제시한다.
김창섭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전기국가로 나아가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감당할 규칙과 공정한 심판이 절실한데, 지금은 시장에 뛰어든 선수가 수십만에 이르는데도 규칙은 낡고 심판의 공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술기준을 선제적으로 개선하고 시장을 공정하게 감시하며 전력 정보를 투명하게 여는 일을 책임질 독립기구가 필요하다. 전력감독원 신설이 그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하반기 국회 논의를 뒷받침해 전력감독원 설립을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을 조기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