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첫 플랫폼노동 협약…노동계 "비준·법제 정비 서둘러야"
고용상 지위 관계없이 노동기본권 보장
계약 아닌 실제 일한 방식으로 근로자 판단
[파이낸셜뉴스] 국제노동기구(ILO)가 고용상 지위와 관계없이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명시한 첫 국제협약을 마련한 가운데, 노동계가 협약 비준과 관련 법제 정비를 촉구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김주영·김태선·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ILO 플랫폼 노동 협약 채택 의미와 과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달 채택된 '플랫폼 경제에서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국내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해당 협약은 지난달 총회에서 찬성 406표, 반대 8표, 기권 36표로 채택됐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안전·건강권과 작업중지권 △보수의 적시·전액 지급 △알고리즘 관련 정보 제공 △불리한 자동화 결정에 대한 설명 및 계정 정지 등의 재검토 △동일한 고용상 지위의 다른 노동자보다 불리하지 않은 사회보장 등이다.
또 계약 형식보다 실제 업무 수행과 보수 지급에 관한 사실을 토대로 근로자 여부를 올바르게 판단하도록 했다. 개인사업자로 계약했다는 이유로 플랫폼 기업이 노동법상 책임을 피하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다.
발제를 맡은 지성근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노무사는 이번 협약을 플랫폼 노동 보호를 위한 '출발선'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플랫폼을 통해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플랫폼 종사자를 별도 집단으로 묶을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사람도 더 낮은 수준의 보호만 받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계약서상 개인사업자라고 하더라도 플랫폼이 알고리즘으로 일감과 보수, 평가, 계정 등을 실질적으로 좌우한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지만, 이들까지 별도 범주에 일률적으로 포함하면 근로기준법의 온전한 보호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취지다.
또 근로자성 판단에 필요한 자료가 플랫폼 기업에 집중된 현실을 고려해 관련 분쟁에서는 일하는 사람을 우선 근로자로 추정하고, 기업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여러 업체가 노동 과정에 관여할 경우 각자가 행사한 권한에 따라 사용자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제정을 제안했다. 기본법을 안전망으로 두되, 근로자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근로기준법 등 개별 법률에 따른 더 두터운 보호를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지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정부가 협약을 비준하고 근로기준법·노동조합법·최저임금법·산업안전보건법과 사회보장제도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이 플랫폼 종사자를 기존 노동법으로 보호할 수 없는 사람으로 전제해 별도 분류할 경우 판례와 노동위원회 판정을 통해 인정돼 온 권리가 후퇴하는 '역진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