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생산적 금융 결실… 국내 최대 해상풍력 PF 연내 마침표"

이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현 그린하버자산운용 대표
외국계 독식 해상풍력, 국내 자본으로 도전
민관 협력 통해 국내 에너지 인프라 구축
하나은행, 사업 초기 단계부터 자금 투입
'PF 넘어 개발투자' 생산적 금융 새 모델
PF 막바지… EPC 본계약 체결 과제

윤석현 그린하버자산운용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윤석현 그린하버자산운용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해상풍력은 수많은 주체가 힘을 모아야 완성되는 종합예술에 가깝다. 완도금일해상풍력의 마지막 퍼즐은 하나금융그룹이다."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사업인 완도금일해상풍력이 금융조달을 향한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남동발전이 10여년간 개발해온 사업에 그린하버자산운용이 투자구조를 설계하고, 하나은행이 개발투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에 나선다.

윤석현 그린하버자산운용 대표는 21일 "이 사업은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라며 "남동발전과 그린하버자산운용, 하나은행이 각자의 역할을 끝까지 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에는 성공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해상풍력 사업은 제도 변화가 잦고, 건설 위험도 다른 에너지 인프라 사업보다 커 국내에서는 미지의 영역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린하버가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은 것은 남동발전에 대한 신뢰 덕분이다. 남동발전은 2016년부터 10여년간 사업개발에 자금을 투입해왔다. 윤 대표는 "산을 깎아 태양광을 무한정 설치할 수 없는 만큼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결국 바다로 나가야 한다"며 "남동발전이 주도권을 갖고 오랜 기간 개발해왔다는 점에서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풍력 시장의 지도를 펼쳐 놓고 보니 대형 사업의 대부분을 외국계 펀드가 선점하고 있었다"며 "우리 바다의 에너지 인프라는 국내 자본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그린하버의 투자전략도 이 같은 도전정신과 맞닿아 있다. 다른 운용사와 달리, 그린하버는 주로 자금·인력 부담이 큰 개발사업에 투자한다. 사업을 조기에 선점하고 위험을 직접 관리해야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표는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내려면 다른 투자자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초기부터 사업에 참여해 이해도를 높이고, 위험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최근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가 위축됐던 대체투자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이 금융시장의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위축된 대체투자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며 "대형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사업에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하버도 투자자 수요에 맞춰 친환경 에너지와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두 축으로 삼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는 "완도금일해상풍력을 포함해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투자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그린하버의 개발투자 전략과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기조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과감한 참여가 필요했다. 이번 사업의 마지막 관문 역시 금융이었다. 통상 은행들은 최종 인허가가 마무리되고, PF를 구성할 때 금융주선기관으로 참여한다.

반면, 하나은행은 개발펀드를 통해 사업 초기부터 자금을 투입하고, 사업 구조와 위험 요인을 함께 검토하는 방식을 택했다. PF 실행 시점에 대출을 공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자본을 투입해 사업 실행력을 높이는 새로운 생산적 금융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윤 대표는 "하나은행 담당자들은 전략적투자자(SI) 측면에서 개발 경험이 있어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위험의 종류와 통제 방식이 달라지는 만큼 초기의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완도금일해상풍력은 연내 PF 종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대표는 "사업 위험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향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설계·조달·시공(EPC) 본계약 체결"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넘어 공공기관과 민간 자본이 함께 국내 에너지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협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내 자본으로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환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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