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가 'AI 컨트롤타워'… 자금세탁 방지·투자정보 적용 [금융권 AX 대전환]
(1) AI가 바꾸는 금융의 일과 룰
"AI전환 지연땐 고객 이탈" 우려
KB, 고객경험 높이고 위험관리
신한, 계열사별 AI 서비스 확대
하나, AI기술 상품·모델 등 개발
우리, 올해 AX과제 실행에 중점
농협, AI 거버넌스 체계화 추진
국내 금융그룹은 인공지능(AI)을 지주 차원의 경영과제로 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주사가 그룹의 AI 전략과 데이터 활용, 계열사 공동과제, 위험관리 기준을 총괄하고 은행 등 계열사가 이를 실제 서비스와 업무에 적용하는 모습이다.
21일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발간한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ESG 보고서'에 따르면 각 그룹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AI 전략과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미래전략부문을 그룹 디지털·AI 전환(AX) 전략의 컨트롤타워로 두고 있다. 이를 통해 DT추진부와 금융AI1센터, 금융AI2센터 등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기반 비즈니스 전략을 고도화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미래전략부문장은 플랫폼, AI·데이터, 디지털자산 협의체를 주관하며 계열사의 추진 현안과 협업과제를 점검한다. AI 확산에 수반되는 위험관리도 핵심 과제다. KB금융은 AI 오류에 따른 위험을 낮추고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검·인증체계를 운영한다. 고위험 AI 서비스는 개발부서와 AI거버넌스팀이 단계별로 검증한다. 고객경험과 생산성을 높이면서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것이 KB금융의 목표로 해석된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립한 AI 추진 로드맵을 바탕으로 계열사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AI 적용 범위는 상담·창구·투자서비스 등 고객 접점에서 내부 업무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고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다. 계열사 간 AI 역량을 연결해 고객경험을 고도화하고 그룹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신한금융의 방향이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의 내부 문서 검색·질의응답 서비스 '업무상담 GPT' △신한카드의 상담지원 시스템 'AI-SOLa(아이쏠라)'와 생성형 AI 플랫폼 'AINa(아이나)' △신한투자증권의 대화형 투자정보 서비스 'AI 프라이빗뱅커(PB)' 등을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중심으로 AI 기술을 내부에 축적하고, 이를 서비스와 임직원 역량으로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체 자연어처리 기술을 적용한 기업 하이챗봇을 비롯해 AI 기술을 활용한 로보랩 상품, 악성앱 탐지 AI모델, 자금세탁 방지 머신러닝 모델 등을 개발했다. 지난 2024년에는 AI 윤리강령을 마련하고 AI 활용 사실의 사전 고지, 학습데이터의 출처·품질·최신성과 편향성 점검, AI 의사결정에 대한 고객 이의제기 절차도 도입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025~2028년 AX 마스터플랜'에 따라 단계별 추진 일정을 제시했다. 지난해를 '전사적 AX 추진 원년'으로 삼았고, 올해는 AX 핵심과제 실행과 그룹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내년 AX 내재화와 성과 극대화, 2028년 AX 체계 정착을 목표로 한다. AI를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금융 전략의 지향점이다. 아울러 최고디지털책임자(CDO)가 전사 AX 추진을 총괄 지원하며, 각 그룹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그룹 AX추진위원회가 성과와 현안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지주 AI전략센터는 그룹 전략 수립과 계열사 과제 관리를 담당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생성형 AI 도입, 올해 AI 에이전트 확산, 내년 '에이전틱 AI 뱅크' 전환으로 이어지는 계획을 제시했다. NH농협금융은 AI 윤리원칙과 리스크 관리방안, 고객보호 조치, 학습데이터 관리체계 등을 포함한 그룹 표준 AI 거버넌스 체계화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산업의 경쟁구도는 점차 기술역량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디지털과 AI가 고객경험과 운영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며 "AI·디지털 전환이 지연되면 고객 이탈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