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LCC 발주 폭발에 웃는 한화오션... 역대급 수주 랠리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발주량이 57년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한화오션이 척당 2000억원에 육박하는 고선가 수주 랠리를 이어가며 수익성 극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량을 앞세운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압도적인 건조 실적과 친환경 기술력을 무기로 시장 최상단의 선가를 따내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14일 북미 지역 선주인 JP모건자산운용 해운 투자 펀드로부터 32만DWT(재화중량톤수)급 VLCC 2척을 3943억원에 수주했다. 선박은 오는 2030년 1분기 말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의 척당 선가는 약 1억3100만달러(약 1972억원)로, 최근 신조 시장에서 형성된 최고가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앞서 지난달 팬오션으로부터 수주한 30만DWT급 VLCC 4척 역시 척당 약 1억3100만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이를 포함해 한화오션이 올해 수주한 VLCC는 총 17척에 달한다. 주요 조선소들의 독(선박 건조장)이 가득 차 인도까지 4년 가까이 대기해야 하지만, 빠른 건조 슬롯을 확보하기 위해 선주들이 웃돈을 지급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한화오션의 역대급 수주는 글로벌 VLCC 시장의 유례없는 초호황 덕분이다. 선박중개업체 어피니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 VLCC 발주량은 168척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1969년(110척)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연간 100척 발주를 돌파한 것도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발주 폭발의 핵심 원인은 중동 정세 불안과 이에 따른 운임 급등이다. 미국·이란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마비되면서 중동~중국 노선 VLCC의 하루 운임은 한때 사상 최고가인 42만3736달러(약 6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이란산 원유 운송 선박이 정상 시장에서 이탈한 데다, 전체 선대의 22%가 선령 20년을 넘기며 노후선 교체 수요가 맞물린 점도 발주를 부추겼다.
주목할 점은 한화오션의 '프리미엄' 경쟁력이다. 올해 상반기 VLCC 계약의 약 89%는 중국 조선소가 싹쓸이했다. 중국 주요 조선소의 VLCC 선가는 척당 약 1억2200만~1억2300만달러로 한화오션보다 800만~900만달러 가량 저렴하다. 실제로 JP모건 계열 펀드는 지난 4월 중국 다롄조선에 척당 1억2300만달러에 선박을 발주했음에도, 이번에는 한화오션에 더 높은 값을 치르고 계약을 맺었다.
이는 한화오션의 독보적인 건조 이력 덕분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VLCC 1233척 중 가장 많은 228척(약 18%)을 한화오션이 건조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기존에 건조한 선형을 다시 활용하는 반복 설계 방식으로 연속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 고선가에 건조 효율성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한편, 한화오션은 올해 △VLCC 17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6척 △암모니아운반선(VLAC) 3척 △터빈설치선(WTIV) 1척 등 총 27척 약 46억1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순항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