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스피 1만' 외치고 '레버리지' 열고…108조 몰린 K증시 [증시는 왜]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정치권은 '코스피 5000', 증권가는 목표주가 상향
정부는 해외 투자 억제 명분으로 레버리지 ETF 허용
개인은 국내주식 108조 순매수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시장 논란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였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시장이 체감하는 피해는 다를 수 있다며 추가 보완책을 주문했다.


■정치권이 먼저 꺼낸 '코스피 5000'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본시장 정상화와 주주권 강화 등을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실제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선 뒤 정치권의 발언 강도는 더 높아졌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 1월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스피 5014. 경축. 꿈은 이루어진다"고 썼다.

이어 2월 3일 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코스피 6000, 7000, 8000, 9000, 1만도 결코 꿈이 아니고 현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정책 목표였던 주가지수가 정권 성과를 평가하는 정치적 지표로 전환된 셈이다"라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6월 4일 2770.84에서 전날 6747.95까지 143.5% 상승했다. 지난 6월 19일 장중에는 9385.59까지 치솟아 대선 직후의 3.4배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4309.63과 비교해도 56.6%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20만→51만원, SK하이닉스 114만→355만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1월 20만7654원에서 4월 29만8750원으로 오른 뒤 최근 51만3958원까지 높아졌다. 1월 대비 147.5%, 4월 대비로도 72.0% 상향됐다.

현재 24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가운데 최고치는 61만원, 최저치는 36만원이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상승폭은 더 컸다.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1월 114만9160원에서 4월 173만8750원으로 올라선 데 이어 최근 354만7917원에 이르렀다. 1월과 비교하면 208.7%, 4월 대비로는 104.0% 뛰었다. 최고치는 430만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실적과 반도체 업황 개선을 반영한 전망이었지만, 개인 투자자에게는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과열 정점에서 등장한 '두 배 상품'
금융위원회는 국내외 ETF 간 규제 차이를 해소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린다는 명분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다. 동일 종목 운용한도를 기존 30%에서 100%로 확대하는 시행령과 관련 규정 개정이 이뤄졌다.

지난 5월 27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16종과 ETN 2종이 한꺼번에 상장됐다. 금융당국은 출시 전날 하루 최대 60% 손실 가능성과 음의 복리효과를 경고했지만 상품 출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외환 유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와 주식시장 불안정을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이것 때문에 낙폭이 커졌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해외에서 거래되던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국내 제도권으로 유도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외화 유출을 줄이기 위해 제도를 도입했다"며 "홍콩 시장에서 거래되던 관련 상품 규모와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줄어 환율 안정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은 108조 샀고, 외국인은 160조 팔았다
올해 1월 2일부터 21일까지 개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액은 108조1833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60조373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36조8374억원을 순매수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투자자예탁금 감소 역시 개인의 적극적인 매수를 보여주는 지표였다고 해석했다. 증시를 떠나면서 예탁금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계좌에 머물던 대기자금이 조정장에서 실제 매수 자금으로 투입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6월 22일 종가 기준 신고점 경신 이후 하락장에서 개인은 개별 종목을 27조원, 국내 주식형 ETF를 8조8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은 21조원 감소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 당시에는 개별 종목 매수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주식형 ETF 투자 비중이 높아졌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조정 과정에서 개인 매수가 이들 상품에 집중됐다"며 "예탁금 감소를 개인의 증시 이탈과 수급 악화 신호로 단정하기보다 조정장에서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인 결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이재명 대통령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투자자예탁금 #주식형 ETF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