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채소 씻어도 안심 못 한다?…美 원포자충 유행 뭐길래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원포자충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생채소와 과일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포자충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으로 전파될 수 있는 기생충으로, 주로 물처럼 묽은 설사와 복통, 메스꺼움, 피로감을 일으킨다.
미국 음식 전문 매체 시리어스이츠는 지난 15일 원포자충 유행 상황에서 신선 농산물을 모두 피해야 하는지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결론은 특정 식품을 무작정 끊기보다 보건당국의 회수 주의 정보를 확인하고, 손 씻기와 식재료 세척, 조리도구 위생을 지키는 쪽에 가깝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1일 공개한 감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미국 내에서 감염된 원포자충증 실험실 확진 사례는 4173건이었다. 입원은 308건, 사망자는 없었다. CDC는 확진 전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례도 7400건 이상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포자충증은 사이클로스포라 카예타넨시스라는 미세 기생충에 의해 생기는 장 감염이다. CDC는 원포자충이 분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감염 뒤 증상은 보통 약 1주일 후 나타나지만 2일에서 2주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증상은 단순 배탈처럼 시작될 수 있다. 물설사, 복부 경련, 복부 팽만, 메스꺼움, 식욕 저하, 체중 감소, 피로감이 대표적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며칠에서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고, 좋아졌다가 다시 반복되기도 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증상이 더 오래가거나 심해질 수 있다.
이번 미국 유행에서는 빙산상추가 주요 조사 대상에 올랐다. CDC는 17일 자료에서 테일러팜스 데 멕시코가 멕시코 중부산 빙산상추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또 인디애나, 켄터키, 미시간,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주 일부 타코벨 매장에서 제공된 해당 업체의 채 썬 빙산상추를 먹지 말라고 안내했다.
다만 이것이 모든 상추나 모든 생채소가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CDC도 여러 집단 감염을 조사 중이며, 주별 자료와 확진 기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정 제품이나 유통사가 지목된 경우에는 해당 제품을 피하고, 그렇지 않은 일반 식재료는 기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원포자충은 생채소와 허브, 베리류처럼 날로 먹는 식재료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시리어스이츠가 인용한 식품안전 전문가들도 신선 농산물 섭취를 모두 중단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봤다. 대신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고, 단단한 과일과 채소는 깨끗한 솔로 문질러 세척하라고 조언했다.
CDC도 과일과 채소는 먹거나 자르거나 조리하기 전에 흐르는 물에 씻으라고 안내한다. 멜론이나 오이처럼 표면이 단단한 식재료는 전용 솔로 문질러 씻고, 상처가 있거나 무른 부분은 잘라내는 것이 좋다. 이미 세척된 제품이라고 표시된 식품도 필요하면 다시 씻어 먹는 편이 안전하다.
다만 세척이 원포자충을 완전히 없앤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CDC는 조리가 기생충을 죽일 수 있으며, 식품을 섭씨 7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으로 먹는 식품은 세척과 냉장 보관을 지키고, 고위험군은 유행 지역이나 회수 대상 식품 정보를 더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여름철 식중독 예방 원칙은 비슷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중독 예방 6대 수칙으로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날음식과 조리음식 구분, 충분히 익혀 먹기, 식재료와 조리기구 세척·소독, 물 끓여 먹기, 냉장·냉동 보관온도 지키기를 안내한다. 세척한 생채소는 바로 사용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한다.
원포자충증은 일반 장염처럼 보일 수 있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CDC는 의심 환자에게 대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원포자충 검사는 일반 기생충 검사에서 놓칠 수 있어 의료진이 별도로 검사를 요청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설사가 오래 이어지거나 반복되고, 탈수 증상이 있거나 발열·혈변이 동반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어린이, 고령자, 임신부, 면역저하자는 탈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설사가 심할 때는 물과 전해질을 보충하고, 임의로 지사제를 오래 복용하기보다 증상과 노출 식품을 의료진에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생채소를 손질하기 전후로 손을 씻고, 도마와 칼을 식재료별로 구분하는 것이 기본이다. 채소를 씻은 뒤에는 실온에 오래 두지 말고 냉장 보관해야 한다. 회수 대상 제품이나 보건당국 주의 정보가 나온 경우에는 남은 제품을 먹지 말고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