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사우디와 원자력 협정...핵물질 보유 허용했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사우디와 원자력 협정..원전 수출 허가
핵물질 재처리 기술도 이전할 듯, 30년 동안 유효
다른 원자력 협정과 달리 핵물질 보유 금지 조항 빠져
사우디 핵개발 가능성 , 중동 지역 긴장
美, 이번 협정으로 수백억 달러 원전 수출할 수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 1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대화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 1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대화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밀착 행보를 보였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사우디에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하는 협정을 맺었다. 외신들은 사우디가 이번 협정으로 핵무기 재료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우려했다.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22일(현지시간) 발표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이날 평화적 원자력 협력 협정과 별도의 양자 안전조치 협정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정은 미국 원자력법 제123조에 근거를 둔 만큼 '123 협정'으로 불린다. 에너지부는 이번 협정이 "높은 수준의 핵 안전, 안보, 핵 비확산 기준을 유지한다"고 설명했으나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국이 이번 협정에서 사우디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원전 연료를 위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연료의 재처리(플루토늄 추출)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번 협정으로 향후 사우디 원전 사업에서 러시아나 중국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AP는 협정의 유효기간이 30년이며, 양국 공동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 기업이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하는 방안도 허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협정에 사우디가 농축 우라늄 및 플루토늄같은 핵무기 재료를 보유하지 못하게 막는 조항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협정엔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하는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 조항과 미신고 시설 불시 사찰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의정서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는 향후 의회의 협정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지난 2009년에 미국과 123 협정을 맺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경우 골드 스탠더드와 IAEA 추가의정서에 동의했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18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사우디 역시 그 뒤를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원자력 발전소가 없는 사우디는 현재 전력의 68%를 천연가스에서, 32%를 석유에서 얻는다. 사우디는 이번 협정이 발효되면 자국 화력발전에 사용된 원유를 수출용으로 돌리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미국은 사우디에 자국 원자력 기업인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독점 공급할 전망이다. WSJ는 이 협정의 경제적 효과가 수백억 달러라고 추정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사우디와의 원자력 협정을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및 미·사우디 방위 협정과 연계해 추진해 왔다. 해당 구상은 올해 2월 이란전쟁 이후 일단 정지된 상태였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핵확산 위험으로 이어지는 협정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 발전소 #우라늄 농축 #러시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