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올라탄 '선박엔진'… 올 상반기에만 2兆 수주
지난해 총 수주액 2조3865억원에 육박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선박 발주 호황과 중국 조선업의 팽창이 맞물리며 국내 선박엔진 양강인 HD현대마린엔진과 한화엔진이 올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는 일감을 확보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수주액에 육박하는 실적을 낸 가운데, 폭발적으로 밀려드는 주문을 제때 소화하기 위한 '생산능력(CAPA) 확대'가 향후 성장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과 한화엔진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수주액은 2조547억원이다. 반년 만에 지난해 총수주액 2조3865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올해 예상 합산 매출액(2조482억원)마저 가볍게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HD현대마린엔진은 6월까지 총 6199억원을 수주해 단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돌파했다. 한화엔진도 상반기에만 작년 수주액의 81%를 채웠다.
수주 폭발의 배경에는 확연히 다른 양사의 포트폴리오가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것은 중국 시장이다. 상반기 중국 조선사에서 4463억원을 수주하며 전체의 72%를 채웠다. 작년 중국 수주액(358억원)의 12배가 넘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중국 조선소들이 건조 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반면 자국 엔진 공급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품질과 납기 신뢰도가 높은 한국 업체로 주문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부터는 HD현대 계열 조선사 물량과 HD현대베트남조선, 필리핀 수빅 조선소 신조 물량까지 순차적으로 더해진다.
반면 한화엔진은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시장)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졌다. 상반기 한화오션에서 1조232억원을 수주하며 전체 비중의 71%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한화오션향 전체 수주액(6754억원)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수주의 52%에 달했던 중국 물량 비중은 올해 15%(2105억원)로 줄었지만, 계열사의 안정적인 발주 물량만으로도 견고한 수주 성장세를 유지했다.
향후 실적을 판가름할 핵심 변수는 '생산능력'이다. 수주 곳간이 폭발적인 속도로 채워지는 만큼, 대규모 일감을 납기 내 차질 없이 소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HD현대마린엔진은 대규모 신규 증설 대신 기존 설비 효율화와 소규모 집중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2024년부터 단행한 선제적 설비투자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량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 조선사 발주 확대와 중국 조선소의 낙수효과가 맞물려 국내 엔진 업계의 파이가 커졌다"며 "추가 수주 확보 못지않게 밀려드는 일감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생산 인프라 확충 여부가 양사의 향후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