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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의 변심에 기업·금융권 영구채 '비상' [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보험사 장기채 수요 감소에 국고채 30년물 최고치 장기 조달금리 상승…영구채 차환 부담 커진다

[파이낸셜뉴스] 국내 초장기 국채시장의 최대 매수 주체였던 보험사들이 장기채 매수를 줄이면서 기업과 금융권의 영구채 시장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의 자산·부채관리(ALM)가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장기 국채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약화됐다. 이 여파로 초장기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장기 조달금리 전반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고채 20~50년물 금리는 일제히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22일 기준 20년물은 연 4.617%, 30년물은 연 4.635%, 50년물은 연 4.527%를 기록했다.특히 국고채 30년물 금리 모든 만기 구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도입 이후 사상 최고점이다. 20년물은 2006년에 도입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2012년, 2016년에 도입됐다. 시장에서는 수급 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하는 보험사들의 초장기 국채 매수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보험사는 그동안 새 국제보험회계 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보험부채와 만기를 맞추는 ALM 전략의 일환으로 30년 이상 초장기 국채를 꾸준히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는 초장기 국채시장의 '최종 매수자' 역할을 하며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격차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보험사들은 더 이상 과거처럼 장기채를 무조건 사들이기보다 수익성과 유동성을 고려한 선별 매수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이 이미 맞춰진 상황에서는 금리가 다소 하락하더라도 초장기물 수요가 과거처럼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IB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국채시장에 그치지 않고 영구채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영구채는 발행금리가 장기 국고채 금리를 기준으로 결정되는 만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초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금융회사의 영구채 발행금리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곳은 은행과 보험사,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대표적인 영구채로, 기준금리 상승 시 발행금리가 빠르게 높아진다. 최근 은행권과 금융지주들이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조달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비금융기업이 발행하는 영구채도 예외는 아니다.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영구채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향후 기존 영구채의 콜옵션(조기상환) 시점이 도래하는 기업들은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
IB업계에서는 저신용 기업일수록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봤다. 장기 국고채 금리 상승에 신용스프레드 확대까지 겹치면 신규 발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차환 발행이 필요한 기업들은 기존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거나 발행 규모를 축소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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