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도 '저당 시대'"…고추장·간장까지 바꿨다, 저당 소스 시장 4배 급성장 [건강잇슈]
전체 소스 시장 역성장에도 저당 제품만 317% 급증
드레싱 넘어 고추장·간장·된장 등 장까지 '저당' 확산
해외에선 건강 트렌드에 저당 조미료 경쟁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건강을 위해 당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음료와 간식을 넘어 조리용 소스와 장류까지 선택을 바꾸고 있다. 기존 식습관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자주 사용하는 양념을 저당 제품으로 교체하는 소비가 늘면서 저당 소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의 구매딥데이터는 23일 패널 2만명의 영수증 데이터를 분석,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최근 1년간 국내 소스류 구매 추정액은 2조5145억원으로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반면 저당 소스류 구매액은 같은 기간 138억8000만원에서 579억4000만원으로 317.4% 증가하며 전체 시장과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분기별 성장세도 가팔랐다. 저당 소스 구매액은 2023년 4분기 2억5000만원 수준에서 올해 2분기 199억5000만원으로 급증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식품기업의 저당·저칼로리 소스 제품은 최근 2년 새 30여 종에서 120여 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품목별로는 소스·양념 제품이 220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드레싱이 142억2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저당 소비가 샐러드용 드레싱에 머물지 않고 고추장(479.1%), 간장(840.4%), 된장·쌈장(279.9%) 등 전통 장류까지 확산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건강관리가 식단 자체를 바꾸기보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식재료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업계 역시 기존 제품과 맛 차이를 줄이면서 다양한 저당 제품군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선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각국 보건당국은 첨가당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으며, 영국 등에서는 식품 제조사의 당 저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맞춰 식품업계는 제품 재배합과 저당 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비만 치료제(GLP-1) 확산과 설탕세(sugar tax), 건강 식품 선호가 맞물리며 설탕 소비 자체가 감소하는 추세다. 국제설탕기구(ISO)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서유럽의 설탕 소비는 6.7%, 미국은 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식품기업들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설탕을 줄인 케첩과 '제로 슈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증가에 맞춰 기존 제품의 당 함량을 낮추는 리포뮬레이션(재배합)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러 종류의 영양제를 다량으로 먹을 정도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편"이라며 "저당의 경우 제로콜라 등 음료로 시작됐고 이제 저당 소스로 넘어갔다. 향후 빵, 밥 등 주식으로도 저당 이슈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맛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식품업계도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저당류 제품들을 내놓을 수 있다. 소비자는 건강을 챙기고,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