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하이닉스 290만→190만원됐는데"...하락장에서 주가 2배 뛴 SK이터닉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SK이터닉스 '솔라파크 춘천 군자1호' 태양광 발전소 전경. 뉴스1 제공
SK이터닉스 '솔라파크 춘천 군자1호' 태양광 발전소 전경.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대장주들이 한 달 만에 30% 넘게 무너지는 급락장 속에서 홀로 날아오른 대형주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 SK이터닉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점 논란에 시달리며 뒷걸음질 치는 동안, 이 종목은 한 달 만에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반도체주 고꾸라질 때 혼자 역주행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터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0.0%(상한가) 오른 8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SK이터닉스의 주가 흐름은 코스피와는 전혀 달랐다. SK이터닉스의 주가는 지난 달 23일 4만100원에서 이날 8만600원으로 101.0% 상승했다. 한 달 만에 주가가 2배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를 주도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추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291만9000원에서 191만9000원으로 정확히 100만원(34.26%) 주저 앉았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35만3500원에서 27만원으로 23.62% 빠졌다.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해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SK스퀘어도 197만원에서 122만1000원으로 38.02% 빠졌다.

자료 : 한국거래소
자료 : 한국거래소

이터닉스의 역주행 비결 '3가지'

급락장에서 SK이터닉스만 역주행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경제성 부각, 정부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 정책 기대, 그리고 세계 최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의 협업이다.

먼저 유가 급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화석연료 가격이 오를수록 태양광·풍력 등 대체에너지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정부 정책도 우호적이다. 정부가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입찰 또는 PPA 시장이 확대되면,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과 판매가 가능한 소수 사업자에게 수혜가 집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에 따라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가 연간 3GW 수준에서 5~6GW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며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규모감 있게 진행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만큼 정책 수혜는 소수 기업에 돌아갈 수밖에 없고, SK이터닉스가 그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KKR과의 '빅딜'도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일 SK㈜는 KKR이 운용하는 펀드와 신재생에너지 통합법인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룹에 흩어져 있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나로 묶어 연말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며, KKR이 51%, SK㈜가 49%를 보유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본 부담은 낮아지고 개발 파이프라인의 회전율은 높아지는 구조"라며 "직접 PPA가 누적될수록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쌓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료 : 한국거래소
자료 : 한국거래소

"너무 많이 올랐는데 당장 실적 안 좋으면?"...신중론도

다만 급등에 대한 신중론도 존재한다. 한 달 새 주가가 두 배로 뛰면서 단기 과열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당장 2·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추정이 제기된다. 태양광 사업의 잔여 20㎿ 매출이 3·4분기로 이연되고, 대구 군위 풍력사업의 실적 반영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은 전기요금 할인 종료로 소폭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통합법인 출범이 아직 확정 절차를 밟는 단계이고, PPA 활성화 방안 역시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는 점도 부담이다. 기대감이 실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책과 딜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통합법인의 실제 가치와 개발 파이프라인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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