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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가동은 6~7년뿐"…원전 계속운전 20년 확대 논의 1년 반째 제자리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전 계속운전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계속운전 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제도 개선 논의는 1년 반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30년까지 운영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원전이 10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계속운전 기간 확대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원전의 계속운전 기간을 20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2024년 11월 내부 검토까지 진행됐지만, 이후 후속 조치는 멈춰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원자력안전법 개정안도 핵연료물질 안전관리, 원자로 설계 사전검토 제도, 사업 폐지 신고 제한, 과태료 체계 정비 등을 담았을 뿐 계속운전 기간 연장은 포함하지 않았다.

원안위가 계속운전 기간 연장 검토에 착수한 배경에는 업계가 꾸준히 제기해 온 경제성 문제가 있다. 현행 운영허가 기간이 종료된 원전의 계속운전 기간은 10년이다. 문제는 계속운전 기간의 기산점이 신청일이나 승인일이 아니라 기존 운영허가 만료일로 규정돼 있어 심사가 늦어질수록 실제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설비 개선을 위해 발전소를 멈추는 휴지 기간도 이 10년에 포함돼 실질 가동 기간은 6~7년에 불과하다. 여기에 계속운전을 위해 교체하는 주요 설비의 수명이 30~40년에 달하지만, 정작 계속운전 기간은 10년에 그쳐 설비 수명을 다 쓰지 못하는 자원 낭비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계속운전 기간은 절반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은 계속운전 주기를 20년으로 두고 있으며, 미국은 이미 여러 원전이 두 차례 연장을 거쳐 80년 가동 승인을 받았다. 반면 한국은 10년 단위로 짧게 끊어 심사하다 보니 신청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이를 심사하는 원안위 양쪽 모두의 행정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지적이다.

짧은 계속운전 기간은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와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5GW,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6.3GW의 전력을 각각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2042년까지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첫 팹 가동 시점이 2년 앞당겨지면서 국가산단 전력 공급 완료 목표도 기존 2053년에서 2042년으로 조정됐다.
지금처럼 10년 단위로 계속운전이 승인되면, 예컨대 2033년까지 연장된 고리 2호기는 클러스터 전력 수요가 한창인 2033~2036년께 또 한 번 재승인 심사를 거쳐야 한다. 원안위나 한수원 모두 바쁜 시기 행정력만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안위 관계자는 "논의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더 진전되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지역 주민 수용성과 이미 10년 연장을 전제로 접수돼 심사 중인 안전성평가 서류를 어떻게 처리할지 등 복합적으로 검토할 사안이 많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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