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서민경제 부담 고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음에도 석유 최고가격을 4주간 동결하기로 했다. 최근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커진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해 가격 인상 대신 민생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25일 0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되는 8차 석유 최고가격을 7차와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최고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 적용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후티 반군이 홍해 봉쇄를 선언하면서 국제 원유시장 불안은 다시 확대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 감소까지 겹치며 23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정부는 월평균 기준으로는 국제유가가 아직 6월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 7월 평균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82달러, WTI 77달러, 두바이유 75달러로 6월 평균을 밑돌고 있다.
산업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 정세 불확실성으로 가격 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최고가격제를 통해 민생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화물차 운전자와 택배기사, 농·어업인 등 생계형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번 결정의 취지"라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은 7차 최고가격 시행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1871원, 경유 1856원이다.
정부는 당분간 현재 수준의 기름값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될 경우에는 4주 적용 기간 중이라도 최고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 실장은 "현재 수준의 국내 기름값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주말이나 다음 주 중 상황이 급변하면 4주를 기다리지 않고도 최고가격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유 수급 상황도 아직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수급 다변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 실장은 "당장 8월에 추가 조치를 시행할 계획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9월 이후 원유 스와프부터 다시 시작하고 다른 수급 다변화 조치도 순차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현재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상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