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무당 내세워 87억 뜯은 부부 무고죄로 또 재판행
검찰 직접 보완수사
삭제 카톡 복원해 '허위 맞고소' 확인
[파이낸셜뉴스] 가상의 무속인을 내세워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거액을 뜯어내 중형을 선고받은 부부가 피해자에게 '아동 납치' 누명을 씌운 혐의로 추가 재판을 받는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주현 부장검사)는 24일 무고 혐의로 장모씨(49)와 심모씨(47) 부부를 전날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께 피해자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 A씨의 시어머니 B씨를 교사범으로 각각 허위 고소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와 심씨는 2018년께 서울 한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A씨 부부에게 접근해 장애가 있는 자녀를 치료할 수 있는 특정 무속인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속였다. 이후 무속인의 명령이라며 A씨에게 성적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한 뒤 이를 유포하거나 자녀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해 77억원을 갈취했다. 또 투자 담보라고 속여 10억원 상당의 아파트 지분도 편취했다.
이 과정에서 장씨와 심씨는 2019년 9월께 A씨에게 '무속인의 미션'이라며 "학교로 가 우리 자녀를 데리고 나와 놀아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학교 관계자들에게는 "A씨가 아이를 납치하려 한다"는 허위 소문을 퍼뜨렸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후 피해자 측이 2024년 장씨 부부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해 수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고소 취하를 압박하기 위해 과거 자신들이 유포한 소문을 실제 납치 시도인 것처럼 꾸며 A씨와 B씨를 맞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경찰이 불송치한 미성년자 약취·유인 미수 사건과 송치한 아동학대 사건을 함께 검토하며 직접 보완수사에 나섰다. 압수수색을 통해 삭제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복원하고 추가 참고인 조사와 관련 사건 기록 분석을 거쳐 허위 고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서보민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공갈,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강요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20년을, 심씨에게 징역 17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두 사람이 공동으로 피해자 측에 편취금과 갈취금 83억여원을 지급하도록 명했으며, 별도로 장씨에게는 4억여원을 추가 지급하라는 배상명령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가스라이팅을 이용한 착취형 범죄와 국가 사법 질서를 훼손하는 무고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심리적 지배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회복과 권리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