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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만 산유국, 호르무즈 우회 원유 수출길 확보에 총력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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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원유 송유관 건설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유로뉴스와 AP 통신 등 외신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고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걸프국 정부와 에너지 기업들은 홍해와 수에즈 운하, 오만만으로 원유를 보낼 최소 7개의 주요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신설·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이전 평시 기준 세계 원유 유통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하루 1500만 배럴의 걸프산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달 들어 이란과의 전쟁이 재발하면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3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6월 단기 휴전 당시 기록했던 72달러 선을 크게 웃돌았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Kpler)의 빅토리아 그라벤베거 수석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더 이상 신중한 장기 전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운영 중인 우회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파이프라인'과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Fujairah) 연결선' 등 2곳이지만, 모두 처리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쟁 전 두 노선의 여유 용량은 하루 350만~550만배럴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가동률이 100%에 육박하며 하루 총 650만배럴을 수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는 30억달러를 투자해 푸자이라를 잇는 300km 길이의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완공 시 하루 120만배럴의 수송량이 추가되지만, 푸자이라 항구 자체의 확장 공사로 인해 완공 시점은 당초 목표인 2027년 초에서 2027년 중순으로 지연될 전망이다.

하지만 홍해 우회로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번 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를 운항하던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하는 등 안보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세계 무역량의 12%가 지나는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위협해 왔으며, 2019년에는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 가동을 중단시킨 바 있다.

호르무즈 봉쇄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국가 재정 수입의 90%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이라크다. 수송로가 막혀 감산이 불가피해진 이라크는 미국 기업들과 대규모 협력을 통해 우회로 확보에 나섰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최근 워싱턴 방문에서 엑손모빌, 쉘, 헐리버튼 등 미국 기업들과 600억달러(약 88조원) 규모의 협정을 체결했다. 핵심은 키르쿠크 유전에서 시리아의 지중해 포구인 바니야스를 잇는 방치된 파이프라인을 재건하는 프로젝트다. 이라크 관영 매체에 따르면 이 사업은 셰브론이 맡아 진행할 예정이며, 미 국무부도 초기 하루200만 배럴을 수송할 '핵심 에너지 회랑'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라크는 바스라에서 요르단 아카바를 잇는 노선도 검토 중이다.

톰 바라크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는 이러한 우회로 구축 사업들이 완성되면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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