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프로포폴 30배 폭리에 잠든 사이 몰래 촬영까지…강남 의사들 구속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프로포폴 불법 투약 장소로 쓰인 청담동 의원. /사진=연합뉴스
프로포폴 불법 투약 장소로 쓰인 청담동 의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의 한 의원에서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하고,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를 몰래 촬영한 의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약물 원가의 30배가 넘는 비용을 받으며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40대 의사 A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동업자인 50대 의사 B씨와 병원 행정실장, 투약자 11명 등 총 13명도 불구속 상태로 서울중앙지검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운영하던 의원에서 미용시술을 명목으로 환자 7명에게 프로포폴 등을 불법 투약하고 약 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약물에 취해 잠든 환자들의 신체를 27차례에 걸쳐 몰래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건물 다른 층에서 의원을 운영한 동업자 B씨도 약 1년간 8명에게 111차례 마약류를 투약해 4억1700만원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경찰은 두 사람이 각자 독립적으로 의원을 운영한 점 등을 고려해 공범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불구속 송치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회당 35만원의 투약 비용을 받아 약물 원가의 31.7배에 달하는 폭리를 취했다. 투약자 가운데는 하루에만 1350만원을 결제한 사례가 있었고, 11개월 동안 64차례 병원을 찾아 2억5300만원을 사용한 중독자도 확인됐다. 일부 환자는 약물에 취해 최대 13시간 동안 병원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마약류 단속을 피하면서 환자의 수면 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일반 수면마취제인 '덱스메데토미딘'을 함께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동물용 마취제와 사실상 같은 성분의 이 약물이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된 사례를 처음 확인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약류 지정을 요청했다.

경찰은 2023년 7월 수사에 착수해 장기간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했으며,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의사 2명을 상대로 총 4억5700만원 상당의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의 감시가 어려운 병원 1인실을 악용한 중대한 범죄"라며 "수면마취 시 의료인이 단독으로 진료하지 못하도록 하고 간호사 등 제3자가 반드시 동석하는 '샤페론(보호자)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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