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법원,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전 위헌 전제로 판단 안돼"...파기환송
대법 "법원, 위헌법률심판 제출 권한만 있어"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법원이 자체적으로 법 조항을 위헌이라고 판단해 판결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5월 A 의료법인이 목포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의료급여비용지급 보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법인은 지난 2007년 설립돼 목포 내 요양병원 등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으로, 지난 2019년 12월 설립자들이 의료임이 아님에도 법인을 설립하고 의료기관을 개설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해당 사실을 통보받은 목포시는 지난 2020년 1월 의료급여법에 따라 A 법인의 의료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했다.
당시 목포시는 근거로 옛 의료급여법 11조의5 1항을 들었는데, 불법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는 의료법 조항을 위반한 사실을 수사 결과로 확인한 경우 급여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A 법인은 "수사 결과만을 이유로 급여 지급을 보류한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의료기관 개설자의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1심은 지난 2020년 11월 시의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시의 처분 근거인 옛 의료급여법 11조의5가 위헌이고, 이를 전제로 한 처분은 위법하다며 A 법인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 중 이 의료급여법 조항과 같은 내용인 국민건강보험법 47조의2 등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헌재는 수사 결과만으로 급여 지급을 보류할 수 있게 한 부분은 타당하지만 향후 무죄 판결이 확정됐을 때 지급보류 처분을 취소하고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주도록 하는 규정이 없는 상황은 헌법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2심 선고 이후인 지난 2024년 6월 헌재는 옛 의료급여법 조항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지난해 4월 '불법 의료기관 개설 혐의에 무죄 확정판결이 나면 의료급여 지급 보류 처분을 취소하고, 의료기관에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의료급여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의 A 법인 승소 판결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 쟁점이 될 경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수 있을 뿐, 자체적으로 위헌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다.
대법원은 "2심은 헌재 판단을 기다리지 않은 채 옛 의료급여법 조항이 위헌임을 전제로 시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권의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상고심 중 A 법인 개설자들의 의료법 위반 혐의가 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됐기 때문에 시는 개정 의료급여법 조항에 따라 지급보류 처분을 취소하고 A 법인에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